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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한국경제…中성장률 1%p 감소때 한국도 0.5%p↓

중앙일보 2019.09.09 15:54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5%포인트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한국은 중국의 경기를 뒤따르는 편이기 때문이다. 두 고래의 싸움에 세계 평균 관세율이 10%로 현재(약 5%)보다 높아질 경우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오후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미중 패권전쟁과 한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국ㆍ중국 및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전쟁이 2020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한국 경제가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련은 9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국, 중국, 국제통상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미중 패권전쟁의 한국 경제 영향과 대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전경련은 9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국, 중국, 국제통상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미·중 패권전쟁과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미중 패권전쟁의 한국 경제 영향과 대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 모두 통상마찰을 봉합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전략적으로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협상을 끌고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재선을 노리는 미 트럼프 대통령이나 중국의 경제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모두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조기에 봉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미중 패권경쟁은 2020년 대선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장기관점에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를 맡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전개될 시나리오별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최악의 상황은 G2인 미ㆍ중 사이에 교역량이 줄어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될 경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2월 “세계 경제에 4대 먹구름이 끼었다”며 경고한 ‘경제적 폭풍(economic storm)’이 닥쳐올 가능성이다. IMF에 따르면, 미국이 예고한 대중 관세 폭탄이 그대로 적용되면 향후 5년 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3%포인트씩 감소한다. 이미 중국의 2019년 GDP 성장률은 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주원 실장은 “세계 평균 관세율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세계 교역량이 0.48% 줄어든다”며 “현재 평균 약 5%인 평균 관세가 10%로 오르면 한국 수출은 173억 달러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0.6% 떨어지고 일자리도 15만8000개 가량 줄어드는 효과다.  
수출감소가 GDP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수출감소가 GDP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또다른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분쟁이 봉합되더라도 중국 경제가 급격히 식을 경우다. 중국 내수 경기는 최근 2년간 급격히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주원 실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를 밑돌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1%대 초중반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26.8%,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다. 주원 실장은 “그동안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 중심으로 국제 분업 구조를 짜왔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 이후 상황은 아세안 국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글로벌 무역전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재계는 현재 한국 경제가 1997년ㆍ2008년 두 차례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본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G2의 힘겨루기가 기술전쟁ㆍ환율전쟁으로 퍼지고 있고,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가혹하다”고 진단했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도 “한국 기업들이 수출시장과 품목, 해외 조립생산기지 등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미중 통상분쟁이 기술보호주의로 확산하는 데 대비해 기업이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외국 선진기업과의 M&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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