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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지만…‘물밑’ 1+1+α, 강제징용 해법 경우의 수는

중앙일보 2019.09.09 13:00
 이달 초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ㆍ한 의원연맹 간사장이 방한 뒤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된 ‘1+1+α’ 방안을 8월15일쯤 일본 정부 측에 비공개로 제시했다"고 밝혀 'α'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와무라 간사장과 만났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그렇게 (제안을) 말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이낙연 총리가 아닌 다른 채널로 얘기가 오갔을 수 있는 데다 향후 물밑에선 이와 관련한 의사 타진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된다. 정부 안팎에서 나오는 다양한 ‘1+1+α’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지난해 8월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방한한 다케오 간사장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방한한 다케오 간사장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제안 1+1 두고 기싸움

한국이 6월 제안한 ‘1+1’ 방안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해 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게 골자다. 일본이 이를 거부한 뒤 정부는 “1+1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라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지만, 일본과는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그러면 1+1에서 뭘 빼거나 더 넣고 싶은지 의견을 내보라’는 것이고, 일본은 ‘1+1 외의 안을 알아서 만들어 와라. 그걸 보고 판단하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라며 “상대방이 양보할 수 있는 선의 최고치와 최저치를 가늠하기 위한 탐색전을 벌이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은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한국 정부가 들어가지 않는 안은 받을 수 없다” “일본 기업이 들어가는 안은 안 된다” 등의 입장이 나오지만, 이를 책임 있는 일본 당국자가 밝힌 적은 없다.  

α가 한국 정부라면?

1+1에 붙는 α를 두고도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α가 한국 정부일 경우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정부 역할 ‘보증’이라면?

먼저 한국 정부가 α인데 향후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한국 정부가 확실한 이행을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다. 한국 기업이 참여하기로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가 이를 책임지고 보증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일본이 2015년 12ㆍ28 위안부 합의 때처럼 이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최종적 해결’임을 한국 정부가 선언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다.

일 ‘최종적 해결’ 확인 요구 우려

 2005년 강제징용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 문제에 대해 판단한 민ㆍ관 공동위도 독일의 ‘기억ㆍ책임ㆍ미래’ 재단을 통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역 보상 사례를 검토하며 비슷한 고민을 했다. 백서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참여하며 ‘기금 수령자는 독일 기업에 대한 보상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각서를 제출받은 데 대해 당시 공동위는 “향후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사전에 해소해 기업이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도 “강제노역 문제의 최종적 해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에 불복하는 피해자들이 계속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 역할 ‘보상’이라면?

한국 정부가 보증이 아니라 실제 재정을 투입해 보상하는 주체로서 α가 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일단 일본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한 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를 보전하는 식으로 사실상 손실을 상쇄해주는 안이 가와무라 간사장이 한국 정부가 비공개 제안했다고 주장한 1+1+α 안이다. 아니면 한국 정부가 직접 피해자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에 참여하는 역할도 거론된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판결이 확정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일본 기업이 배상하고, 소송을 제기할 여력이 없는 다른 피해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별법 등을 만들어 보상금을 지급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세번째 재정 투입, 형평성 논란 우려

하지만 2005년 민ㆍ관 공동위는 강제징용 보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법적 책임’은 없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1975년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받은 돈 중 9.7%만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등 보상이 불충분했다고 판단,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추가 지원을 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입법 조치를 통해 일종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정부가 이번에 또 돈을 낸다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만 세 번 보상하는 것이라 다른 과거사 관련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α가 일본 기업이라면

대일 소식통은 “일본은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을 1+1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라고 전했다. 이럴 경우 α는 일본 기업이 된다. 즉 한국 정부와 기업은 필수로 참여하고, 일본 기업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둬 사실상의 참여를 독려하는 형식이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서 양금덕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서 양금덕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피해자들은 ‘포괄적 해결’ 원해

하지만 이는 정부가 강조해온 ‘피해자 중심주의’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일본 기업의 배상과 피해자 전체를 위한 포괄적 해결이기 때문이다. 피해자와 소송 대리인 등이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한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대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6월 정부의 1+1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는 진실 규명과 일본 정부 및 피고 기업의 사죄, 배상을 포함한 피해 회복 등도 없이 확정판결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 지급 방안 제시에 그쳤다”며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많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유지혜ㆍ이유정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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