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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10대 시각 영상 제작, 거리 캠페인…우리 주변 문제 해결 나서

중앙일보 2019.09.09 12:00
종로구자원봉사센터와 유쓰망고가 진행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감캠페인을 펼쳤다. 저마다 주목한 문제 이슈에 대해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인했다.

종로구자원봉사센터와 유쓰망고가 진행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감캠페인을 펼쳤다. 저마다 주목한 문제 이슈에 대해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인했다.

“그동안 우리는 발견한 문제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그런데 과연 이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지역사회의 다른 사람들도 겪고 있는 문제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생각해 낸 해결방안에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동참하지 않을 테니까요. 오늘 우리가 ‘공감캠페인’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지난 7월 13일부터 종로구자원봉사센터와 유쓰망고가 함께 진행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3일, 참가자들은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공감캠페인을 펼쳤습니다. 현장으로 나가기 전 임세은 유쓰망고 부대표(이하 세은커)는 공감캠페인이 왜 필요한지, 캠페인을 할 때 중점을 둬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설명했어요.  
 
“공감캠페인에서는 첫째, 다른 사람들도 실제 겪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끄덕끄덕하는지 확인하세요. 둘째,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지, 그리고 셋째로 여러분이 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보겠다는 동기와 영감이 생기는지 생각해 보세요.”  
 
각 팀이 주목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기대되는 모습을 상상력을 발휘해 포스트잇에 적고 주제별로 모아 붙였다.

각 팀이 주목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기대되는 모습을 상상력을 발휘해 포스트잇에 적고 주제별로 모아 붙였다.

공감캠페인을 하기 위해 종각역으로 향하고 있는 참가자들.

공감캠페인을 하기 위해 종각역으로 향하고 있는 참가자들.

이전 모임을 통해 참가자들은 ▲집회·시위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 ▲길거리 쓰레기 ▲대학로 길거리 환경 ▲홍제천 이용 주민의 불편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키오스크(무인 기계) 이용 문제 등 5개 주제로 팀을 나눴는데요. 각 팀은 그동안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문제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보드에 내용을 시각화했습니다. 팀별로 만든 캠페인 보드를 들고 종로구청에서 종각역으로 이동했죠. 바깥에 잠깐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기에 시민들이 관심을 주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도 했어요. 또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죠.  
 
하지만 체인지메이커 참가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문제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바쁘다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꺼이 발길을 멈추고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집회·시위로 인한 불편에 대해 공감을 나타낸 한 시민은 “종로에 위치한 회사를 다닌 적이 있어 불편을 겪어봤다”고 말했어요. 또 다른 시민은 “내가 귀가 잘 안 들리는데도 소음이 무척 시끄럽다”며 문제점에 공감했죠.  
 
참가자들은 서울 종각역에서 시민들에게 체인지메이커가 뽑은 문제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봤다.

참가자들은 서울 종각역에서 시민들에게 체인지메이커가 뽑은 문제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봤다.

참가자들은 서울 종각역에서 시민들에게 체인지메이커가 뽑은 문제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봤다.

참가자들은 서울 종각역에서 시민들에게 체인지메이커가 뽑은 문제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봤다.

사회적 약자의 키오스크(무인 기계) 이용 문제에 주목한 팀은 마침 역내에 있는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던 시민에게 다가갔습니다. 이 팀이 발견한 문제 이슈에 대해 설명하자 “노인분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어요. 나이가 지긋한 다른 시민 역시 “패스트푸드점에 가니 무인 기계가 있더라”면서 “복잡해서 싫다”고 말했죠. 시민들은 캠페인 보드에 그려진 ‘설문 그래프’에 스티커를 붙여 이 문제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를 표시하기도 하고, 자신의 의견을 글로 직접 적어주기도 했습니다.  
 
공감캠페인을 마치고 종로구청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캠페인을 통해 배운 것들을 되새기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어요.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아쉬웠거나 어려웠던 점, 보완할 점 등에 대해서 적어봤죠. 그리고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에 다가가기 위해 ‘5 WHY’ 연상법에 따라 문제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에 걸쳐 던지면서 문제를 깊게 파고드는 거예요. 예를 들면, ‘동물원의 동물들이 평균 수명을 다하기 전에 죽는다’는 문제에 대해 ‘왜?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건강하지 않은 음식(쓰레기나 동전 등)을 주기 때문이다 →왜? →동물들과 교감하고 싶지만 적절한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왜?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 외에 교감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배우거나 경험한 적이 없다 →왜? →동물과의 교감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도구(책이나 수업)가 없다’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이어가는 거죠. 세은커는 “하나의 문제 상황을 놓고도 사람마다 근본 원인을 다르게 발견할 수 있다”면서 “원인을 알면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팀원들이 문제의식을 얼마나 공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어그리기를 했다. 문제 이슈에 대해 한 장의 종이에 돌아가면서 그림으로 표현했다.

팀원들이 문제의식을 얼마나 공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어그리기를 했다. 문제 이슈에 대해 한 장의 종이에 돌아가면서 그림으로 표현했다.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연상법을 이용해봤다. 무작위로 고른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떠올려보는 연습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연상법을 이용해봤다. 무작위로 고른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떠올려보는 연습이다.

일주일 뒤 다시 모인 참가자들에게 세은커는 인천시의 ‘해피버스’ 캠페인 사례를 보여줬습니다. 시내버스가 난폭 운전을 일삼고 불친절하다는 문제에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는지 함께 살펴봤죠. 이 캠페인은 단순히 버스 기사나 승객의 탓으로 원인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버스 기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이 차를 난폭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들여다봤어요. 버스 기사들이 하루에 10~12시간씩 일하며 화장실에 갈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그들은 ‘시간에 쫓기며 외롭게 운전하는 감정노동자’였다는 점을 발견한 겁니다.  
 
‘해피버스’ 캠페인은 특수 스피커를 제작해 승객들이 하차 벨을 누르면 시민들이 직접 녹음한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도록 했어요. “기사님 토닥토닥~ 힘내세요!”라는 소리에 버스 기사들은 환하게 웃었죠. 세은커는 “충분히 공감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한다면 청소년도 실행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길거리 쓰레기의 심각성을 나타낸 그림.

길거리 쓰레기의 심각성을 나타낸 그림.

집회·시위의 문제점을 나타낸 그림.

집회·시위의 문제점을 나타낸 그림.

이어 참가자들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좀 더 다채롭게 상상해보기 위해 ‘강제 연상법’을 연습했어요. 아이디어를 발사하기 위한 방법인데요. 먼저, 무작위로 제시한 연관 없는 단어들(거북이·토끼·신호등·가방·선풍기 등) 가운데 하나를 뽑고 그 단어와 관련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지치기하듯 적어 나갑니다. 이때 아이디어는 질보다 양이 중요하고 서로 비난은 금지예요. 다음에는 각 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지어서 아이디어 가지치기를 이어 나갑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죠.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의 마지막 모임이 있었던 8월 24일에는 그동안 진행해온 내용들을 모두 담아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발견한 문제에 대해 알리고 해결 방안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는 영상을 만들어 부모님이나 친구들, 지역주민들에게 널리 퍼뜨리기 위한 거죠. 세은커는 “영상의 형식은 자유롭게 하되, 10대들의 ‘진짜 목소리’가 담기도록 해달라”고 주문했어요. 왜 이 문제에 주목했는지,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어떤 기대효과가 있는지, 어떤 해결방안을 제안하는지 등을 영상으로 담는 겁니다.  
 
캠페인보드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캠페인보드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공감캠페인에서 사회적 약자의 무인기계 이용 문제를 알리기 위해 피켓을 만들었다.

공감캠페인에서 사회적 약자의 무인기계 이용 문제를 알리기 위해 피켓을 만들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의 정해진 모임은 끝이 났지만, 참가자들은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9월까지 추가로 영상을 만들고 수정·보완하는 한편, 문제 이슈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자나 전문가를 인터뷰하기로 했죠.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다니느라 바쁜 나날이지만,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의 모습.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지 않나요.
 
청소년들이 발견한 문제에 대해 10대들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 영상을 제작했다.

청소년들이 발견한 문제에 대해 10대들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 영상을 제작했다.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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