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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조국사퇴 촉구한 이유 “檢, 정치 중앙에 서게될 것”

중앙일보 2019.09.09 10:16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종료를 앞두고 소회를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종료를 앞두고 소회를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한 이유를 밝혔다.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9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 지명 이후 여러차례 논의한 결과 "현 상황에서 조국 후보자 임명이 사실상 사법개혁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결국 검찰을 정치 중앙으로 불러들이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경실련 내부 구성원 중에서도 여전히 조 후보자의 사퇴가 사법개혁의 후퇴, 정치검찰의 부활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면서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 확보, 견제와 균형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 "조 후보자의 경우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통상의 후보자들보다도 더 높은 도덕성이 필요한데 이미 언행 불일치들이 나타나며 도덕적 권위가 훼손됐다는 게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조 후보자가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했다. "검찰의 독립성 유지라는 중요한 가치를 지키겠다는 조 후보자가 이런 상황에서 통화했다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딸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의혹 등 제기된 의혹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여러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본인과 그의 가족, 지인의 문제는 구분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이 의혹들은 가족 문제가 아닌 조 후보자 본인의 문제라고 봤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는데 결국 검찰 수사결과가 나와야 가족과 본인의 책임 정도가 밝혀질 수 있는 사항이 되어버렸다"고 풀이했다. 이어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조 후보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인지, 가족구성원이 책임질 부분인지 구분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서는 "과거 검찰 이력들, 경험을 봐서는 검찰이 무리한 개입을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한번 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와 임명될 경우를 가정했다. 박 위원장은 조 후보자가 사퇴한 뒤 검찰이 수사 속도를 갑자기 늦추면 검찰의 수사 의도에 의심을 충분히 가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반대로 조 후보자가 임명된다 해도 검찰 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끝없이 나올 것이고 검찰이 정치 중앙에 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경제·남북문제 등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현안들마저 이번 사태에 묻혀버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수사 결과 기소가 무리한 것으로 밝혀지면 검찰개혁에 대한 모멘텀이 또 한 번 생길 수 있고, 국민적 공분과 개혁에 대한 공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장은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 뒤 검찰 수사 결과 결백이 밝혀진다면 조 후보자에게 국민의 부름이 다시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명예 회복과 새로운 재기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자진 사퇴가 바람직하다는 성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판단을 유보하되 항상 사안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면서 "검찰 문제에 대한 별도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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