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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 대 맞은 50대 남성 7개월 후 사망…때린 남성 ‘유죄’

중앙일보 2019.09.09 09:15
단 1회 주먹으로 상대방을 의식불명에 빠트린 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내렸다. [뉴스1]

단 1회 주먹으로 상대방을 의식불명에 빠트린 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내렸다. [뉴스1]

아내에게 추파를 던진 남성의 얼굴 부위를 단 한 번 때려 의식불명에 빠뜨리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얼굴 부위를 때리는 것은 뇌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민철기)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모(48)씨에 대해 지난 3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재판 1심 공판은 지난 3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정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동구 소재 한 나이트클럽에서 이모(52)씨와 다투다 이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자신의 아내에게 치근덕거렸다는 이유로 이씨와 다투다가 얼굴을 1회 때려 넘어지게 하고 결국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바로 강동성심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7월 22일 식물인간 진단을 받았다. 이후 요양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올해 2월 뇌출혈 및 패혈증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정씨 측은 재판에서 “욱하는 마음에 실수했지만 그렇게 큰 사고가 발생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주장했다.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주먹으로 얼굴을 한 차례 때린 행위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예견할 수는 없었다며 ‘폭행치사’ 혐의는 부인한 것이다. 또 “사건 이후 아내와 이혼하고 건강도 잃어 생활이 피폐해졌다”며 재판부와 배심원단에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얼굴을 폭행하면 뇌에 충격을 줘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체격이 건장한 피고인이 감정이 상당히 격해진 상황에서 폭행했고, 피해자가 직후 쓰러진 것을 보면 상당한 힘을 가해 일격을 가했다고 봐야 한다”며 정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중 5명은 “사망은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일”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나머지 2명은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을 내놨다. 양형에 대해서는 배심원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징역 2년을 선고하는 것에 동의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배심원 판단을 참고해 정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록 정씨가 피해자의 얼굴을 단 1회 때린 것에 불과하더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는 뒤로 넘어져 경기를 일으키다가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사람의 얼굴 중 턱이나 볼 부위는 주변에 뇌와 혈관, 신경 등 주요 장기가 밀집돼 있다”며 “이 부분을 강하게 가격할 경우 생명에 대한 위험으로 직결된다”며 폭행치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사소한 시비 끝에 일어난 폭행으로 피해자가 귀중한 생명을 잃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그 죄책이 매우 불량하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폭행 사실은 인정하는 점, 피해자가 아내에게 치근덕거린다고 생각한 나머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6일 항소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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