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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색색깔 유리들이 햇빛 머금자 벽에 비친 그림자도 반짝반짝

중앙일보 2019.09.09 08:00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테인드글라스 선캐처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아인(왼쪽)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별과 달 선캐처, 김수연 학생기자가 쪽지와 하트 선캐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테인드글라스 선캐처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아인(왼쪽)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별과 달 선캐처, 김수연 학생기자가 쪽지와 하트 선캐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유리공예가 조제인(가운데) 작가의 도움을 받아 스테인드글라스 선캐처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아인(왼쪽)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별과 달 선캐처, 김수연(오른쪽) 학생기자가 쪽지와 하트 선캐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유리공예가 조제인(가운데) 작가의 도움을 받아 스테인드글라스 선캐처 만들기에 도전했다. 정아인(왼쪽)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별과 달 선캐처, 김수연(오른쪽) 학생기자가 쪽지와 하트 선캐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성당을 방문했을 때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에 눈을 떼지 못했던 경험 다들 있을 겁니다. 유리공예의 기법 중 하나인 스테인드글라스는 색유리를 기하학적인 형태나 회화적 도안으로 자른 후, 납으로 용접한 창유리를 말하죠. 최근 스테인드글라스로 선캐처·거울·조명 등의 소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수연·정아인 학생기자도 반짝이는 햇빛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선캐처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가 학생기자들에게 “선캐처가 뭔지 알아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정아인 학생기자가 “태양빛을 담아서 어둠을 몰아내는 그런 의미라고 들었어요”라고 답했죠. “맞아요. 머금은 햇빛을 사방으로 퍼지게 해서 집 안에 따뜻하고 좋은 기운, 태양의 밝은 에너지를 공간 안으로 불러들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만들고 싶은 선캐처를 만들기 위해 도안을 고민하고 스케치한다.

만들고 싶은 선캐처를 만들기 위해 도안을 고민하고 스케치한다.

우선 만들고 싶은 선캐처를 직접 스케치해보기로 했습니다. 정아인 학생기자는 별 그림을 여러 개 그리기 시작했어요. 김수연 학생기자는 “단순하면서도 의미 있는 걸 하고 싶은데 생각이 안 나요”라며 고민에 빠졌죠. “좋아하는 과일을 해도 되고 내가 계속 볼 거니까 기분을 좋게 하는 이미지면 좋겠죠.” 조 작가는 처음에는 유리를 자르고 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 간단한 이미지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어요. “그림은 내가 손을 움직이는 것 그대로 종이에 표현되는데 도구를 사용하면서 재료를 다루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에요. 나 어렸을 때 그렸던 그림인데 싶은 간단한 그림도 유리를 통해서 표현하면 느낌이 다르죠.” 오랜 고민 끝에 정아인 학생기자는 별과 달, 김수연 학생기자는 쪽지와 하트를 스케치하고 실제 선캐처 크기로 도안 작업까지 마무리했어요.  
다음은 유리칼로 유리 자르는 방법을 연습했어요. 조 작가가 유리칼을 잡는 방법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줬죠. 유리를 자른다고 생각하고 직선 위에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유리칼은 장난감 자동차 바퀴를 굴리는 것처럼 밀어줘야 했죠. 유리칼 쓰는 방법을 연습하고 연습용 유리를 잘라보기로 했어요. 유리칼을 쥐고 힘을 주어 유리를 쓱 그어준 후에 플라이어라는 유리 절단용 도구로 힘을 줘 잘라줍니다. 유리가 금이 간 선을 따라 짝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죠. 유리를 종이처럼 자른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조 작가는 중간중간 청소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어요. 한 번 자른 후에는 비질해서 유리가루를 쓸어줘야 다치지 않아요.
연습이 끝난 후에는 장갑을 끼고 색유리를 고르기 시작했어요. 도안을 보며 각 조각마다 어떤 색깔을 할지 고르는 작업입니다. 어떻게 조합을 해야 예쁜 선캐처가 될지 고민에 빠졌죠. “투명유리를 고를 때는 바닥에 두고 보는 것보다 높이 들고 빛이 투과됐을 때의 색을 보는 것도 좋아요. 빛을 받으니 색깔이 달라지죠.” “와, 신기해요!” 종이와 달리 유리는 부위에 따라 색깔·무늬가 조금씩 다른 것도 인상적입니다.
이제 도안을 오려서 유리 위에 도안 조각을 얹고 펜으로 가이드 선을 그렸죠. 본격적으로 유리를 자르기 시작할 시간입니다. “유리를 그어줄 때는 중간이 아니라 꼭 밑에서 시작해 멈추지 않고 끝까지 그어주는 게 중요해요. 힘이 덜 들어간 거 같다고 한 번 스크래치 준 곳을 다시 긋지 말고 플라이어로 잘라주세요” 한 면을 유리칼로 그어주고 플라이어로 잘라주고, 다른 면을 그어주고 잘라줘야 합니다. 직선에 비해 곡선은 좀 더 난도가 높았어요. 조 작가는 한 번에 하지 말고 직선으로 나눠서 여러 번 하고, 플라이어를 쪼개듯이 조금씩 잘라주면 된다고 했어요. 유리칼로 힘을 주고 그어주는 게 익숙하지 않고, 힘이 없어 플라이어로 자르는 것을 실패하는 등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학생기자들은 금세 요령을 익히고 멋지게 성공해냈습니다. 샌딩기로 곡선의 각진 부분과 울퉁불퉁한 부분을 좀 더 매끄럽게 갈아내는 연마작업을 해주면 유리 자르는 작업은 끝납니다.
잘라낸 유리 조각을 붙이기 위해서는 테두리에 동테이프를 감아줘야 해요. 스카치테이프 붙이는 것과 비슷했는데요. 모서리부터 시작하고 테이프의 가운데에 유리 조각이 오게 해서 양면의 비율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잘 붙게 하기 위해 스펀지 위에서 꾹꾹 눌러주고 주걱으로 펴주면서 진행했어요. 동테이프 감기가 끝나면 솔더링, 일명 납땜 과정이 남았습니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쓰고 환풍시설도 작동했어요. “고데기같이 생긴 인두를 쓸 거예요. 글루건 써봤죠. 비슷한데 훨씬 뜨거워요. 절대 쇠 부분을 만지면 안 되니까 조심하세요.”
유리 조각을 붙여주기 위해 동테이프를 감고 인두를 이용해 납땜하는 과정을 체험 중인 소중 학생기자단.

유리 조각을 붙여주기 위해 동테이프를 감고 인두를 이용해 납땜하는 과정을 체험 중인 소중 학생기자단.

뜨거운 인두를 납에 갖다 대고 물처럼 변한 납을 이용해 접착해준다.

뜨거운 인두를 납에 갖다 대고 물처럼 변한 납을 이용해 접착해준다.

우선 납과 동테이프를 친하게 해주는 플럭스라는 납땜용 용액을 붓으로 유리 조각 표면에 발라줬어요. 인두에 열이 오르고 글루건 심처럼 생긴 납에 갖다 대자마자 물처럼 뚝뚝 떨어졌죠. 동테이프로 감은 부분을 실버톤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다 감싸줘야 합니다. 얇고 깔끔하게 납이 발리면 좋을 것 같은데 쉽지 않았죠. “울퉁불퉁해지는 건 신경 쓰지 말고 우선 다 칠해주세요. 모양 예쁘게 하는 건 과정을 나가면서 수정할 수 있어요. 테이프 위에 약간 통통하게 살을 입혀준다 생각하면 됩니다.” 울퉁불퉁하고 납이 너무 많이 뭉쳐져 있는 부분은 인두를 갖다 댄 후에 옆으로 펴주면서 모양을 다듬었죠. 그다음엔 부식작업을 해줘야 해요. 파티나라는 약품을 입혀주면 검은빛으로 변하면서 금방 앤틱한 느낌으로 변신하죠. 유리를 더 예쁘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완성된 선캐처를 벽에 걸어봤다. 움직임에 따라 벽에 생기는 그림자 모양도 달라진다.

완성된 선캐처를 벽에 걸어봤다. 움직임에 따라 벽에 생기는 그림자 모양도 달라진다.

부식 작업 후 고리를 달면 수세 작업이 남죠. 설거지하는 것처럼 세척한 후 물기를 닦아주면 됩니다. “체인과 투명 낚싯줄이 있는데 어떤 걸 하고 싶어요.” 김수연 학생기자는 “투명이 어울릴 것 같아요”라고 확신했어요. 정아인 학생기자는 고민에 빠졌죠. “별은 체인이 어울릴 것 같아” 김수연 학생기자의 추천에 체인을 선택했습니다. 줄을 연결해주면 스테인드글라스 선캐처가 완성됩니다. 햇빛이 반사되어 공간을 반짝이며 채워주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움직임에 따라 벽에 생기는 그림자 모양도 달라졌죠. 빛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에도 예쁜 펜던트가 걸린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어요. “햇빛을 받으니 색깔이 달라져요.”(정아인) “빛이 들어오는 창문가에 달아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김수연)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가 직접 만든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스탠드.

유리공예가 조제인 작가가 직접 만든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스탠드.

Q 유리공예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해요.
조소를 전공하고 드로잉 등 여러 개인 작업을 하다가 2013년부터 하게 됐어요. 조소를 전공하다 보니 색채를 쓸 기회가 적었어요. 처음에는 색을 좀 다뤄보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어요. 을지로 공방에서 배우고 제 색깔을 입혀서 작업하고 있어요. 이 밖에 거리 예술도 하고 개인 프로젝트 등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유리공예 작업을 주로 하고 있죠.
 
Q 유리공예의 매력을 꼽는다면.
유리도 새로운 디자인을 짜고 스케치, 도안 등의 창작 과정이 필요하지만 공정 같은 경우는 단순하거든요. 저한테는 그게 약간 명상처럼 느껴져요. 밖에서 에너지 쏟고 프로젝트 일하고 와서 유리 자르고 동테이프 감고 그러면 잡생각도 사라지죠.  
 
Q 색유리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이죠. 그냥 가만히 있을 때는 도자기 같기도 하고 약간 차가운 느낌도 있는데 내 체온이 잠깐만 전해져도 금방 따뜻해지거든요. 빛이 투과하는 것만 봐도 다른 면을 느끼게 하죠. 빛을 약간 재번역해주는 느낌이에요. 유리마다 다 다르고 투과율(빛이 물질의 내부를 통과하는 비율)마다 다 다르죠.
 
Q 어떤 사람이 유리공예에 맞을까요.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고,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꾸준히 찾는 사람들, 단순히 취미로 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하면 좋아요. 우선 원데이 클래스나 4회차, 6회차 수업으로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나 이런 재주 있는데 이거 좀 해볼까' 해서 유목민처럼 클래스를 돌아다니는 친구들도 좋고요. 과정 안에서 스케치하기, 창의적인 부분, 예술적인 부분, 단순 노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요.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수연(서울 서래초 6)·정아인(경기도 위례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만드는 데 조금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이 있기도 했었지만 직접 유리를 만지면서 공예를 해보니 더 가치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리의 미적 부분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고 성당 같은 곳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꾸미는 건 얼마나 힘들지 대단하게 느껴졌죠. 유리공예를 하면서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과 직접 만든 것을 보면 뿌듯하죠.    김수연(서울 서래초 6) 학생기자
 
항상 유리 장식품들을 보며 이런 유리들은 어떻게 자르고 붙이는지 궁금했는데 직접 해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죠. 선캐처는 태양 빛을 잡아 어둠을 몰아내어 우리의 생활 속에 밝은 빛만 가득 있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햇빛이 잘 드는 제 방 창문 앞에 걸어놓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선캐처,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정아인(경기도 위례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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