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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조국 데스노트 제외…“2030에 면목 없다” 당원 반발

중앙일보 2019.09.09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청문회가 끝나자 정의당은 “당의 입장을 곧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16분 만에 “착오가 있었다. 내일 오전 9시까지는 별도의 입장 발표가 없다”고 수정했다.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검찰이 기소하면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당 페북에 “당원으로 부끄러워”
선거제 위해 여당과 공조 분석
미래당 “데스노트도 정의도 버려”

정의당은 7일 오전 11시쯤 조 후보자를 ‘데스노트’(부적격 후보자 명단)에 넣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종대 대변인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 논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기소 결정을 위법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할지, 아니라고 봐야 할지 혼란이 있었다. 우리 당 소속 의원 중 (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없다 보니 정보가 없었고, 판단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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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정의당이 조 후보자 임명에 긍정적 판단을 낸 것은 검찰의 기소를 정치적 행위로 본 때문이라고 한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피의자 소환 없는 기소는 이례적이다. 다분히 검찰이 장관 인사에 개입하려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7일 조 후보자에 대한 당 입장 발표 뒤 “검찰 수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역풍이 거세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기존 정의당의 데스노트는 개혁성보다는 도덕성 중심이었다. 그런데 조 후보자에 대해선 도덕성보다 개혁성을 중심으로 판단했다. 기준이 바뀌었다고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당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정의당 페이스북에는 “잘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 당은 무슨 면목으로 20~30대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이해타산적인 당 대표의 결정에 당원으로서 부끄럽다” “한없이 약하고 약한 정의당, 안쓰럽다” 등 비판적인 글이 주로 올라와 있다.
 
정의당이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로 선거제 개편을 얻어내려는 복안이 결정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인 선거법(심상정안)대로 확정되면 정의당은 20대 총선대로 표를 얻는다고 가정할 때 몸집을 배 이상 불리게 된다(6석→14석).
 
김종대 대변인은 “억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의당은 선거법 패스트트랙에 목매면서 정의와 진보의 가치는 뒷전”이라며 “조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에게 줄 서겠다고 재확인하면서 정의당은 ‘데스노트’도 버리고 정의도 버렸다”고 비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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