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태풍 '링링'으로 3명 사망·12명 부상… 농경지 침수·낙과 피해도 속출

중앙일보 2019.09.08 15:12
8일 오전 9시 충남 예산군 오가면 신석리의 한 과수원. 2000여평(6630㎥)에 달하는 과수원 곳곳에는 수확해 내다 팔아야 할 사과가 떨어져 있었다. 지난 7일 충남 서해안을 따라 올라간 제13호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흔적이었다. 다행히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1년 농사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모습을 본 농장 주인 박모(83)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양승조 충남지사(왼쪽)과 황선봉 예산군수(오른쪽)가 8일 태풍 링링으로 피해를 본 예산지역 과수농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양승조 충남지사(왼쪽)과 황선봉 예산군수(오른쪽)가 8일 태풍 링링으로 피해를 본 예산지역 과수농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중대본, 16만1646가구 정전피해 99.7% 복구
구조활동 나섰던 소방관 5명·경찰관 6명 부상
농작물 7145㏊ 피해, 선박 35척 전복 등 피해
국립공원 332개 탐방로·여객선 8개 항로 통제

태풍 링링으로 전국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태풍에 따른 인명피해는 사망 3명, 부상 12명으로 집계됐다. 전북에서는 주택이 부서지면서 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과 경찰관도 각각 5명, 6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충남과 경기·인천이 각각 1명이다. 충남에서는 7일 오전 10시30분쭘 보령시 남포면에서 최모(75·여)씨가 강풍에 날아가 숨졌다. 최씨는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다가 함석지붕과 함께 30m를 날아간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에서도 이날 오후 2시 44분쯤 인하대병원 주차장 인근 건물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A씨(38)가 깔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태풍특보가 해제된 뒤 본격적으로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게 관계 당국의 전망이다. 태풍으로 전국 농경지 7145㏊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4253㏊의 논에서 벼가 쓰러졌고 1735㏊는 침수됐다. 1157㏊의 과수원에서 낙과 피해가 났고 비닐하우스도 42㏊가 피해를 입었다.
가세로 태안군수(오른쪽)가 8일 오전 태풍 링링으로 피해를 입은 태안군 고남면 고매항 양식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가세로 태안군수(오른쪽)가 8일 오전 태풍 링링으로 피해를 입은 태안군 고남면 고매항 양식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태풍으로 16만1646가구에서 정전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이 가운데 99.7%가 복구됐다. 배선설비 고장 등으로 복구가 늦어진 450여 가구도 8일 오후 늦게까지는 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중대본은 전망했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국립공원 332개 탐방로가 통제되고 있다. 항공기는 인천공항에서만 5편이 결항했다. 지난 7일에는 13개 공항에서 232편이 결항하기도 했다. 여객선의 경우 8개 항로에서 9척의 운항이 통제된 상태다. 서울 청계천 출입통제는 8일 오전 9시30분 해제됐다.  
 
제주와 전남·충남 등 바닷가 지역에서 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에서는 정전으로 넙치 2만2000여 마리와 돼지 5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전남과 제주에서는 피항했던 선박 35척이 전복됐고 수산물 양식시설 7곳도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
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해병대원 등이 태풍으로 파손된 시설하우스를 철거하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해병대원 등이 태풍으로 파손된 시설하우스를 철거하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현모(79)씨는 “젊은 시절부터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강한 태풍은 처음 봤다”며 “추석 대목을 대비해 한 해 동안 애지중지 키웠는데 위기에 처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태풍의 중심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대구·경북에서도 백화점 외벽 유리가 부서지고 3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대구시 서구와 남구·달성군·수성구에서는 상가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수 7그루 등 나무 20그루가 넘어지는 등 107건에 대한 시설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농가 피해도 이어져 경북 김천과 고령·성주에서는 강풍으로 벼 22.1㏊가 넘어졌다. 김천에서는 배 5㏊와 사과 3㏊ 등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강원도에서는 지난 7일 오후 8시39분쯤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인근에서는 길을 걷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1.5m 아래 농수로로 추락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원주시 명륜 1동 한 아파트에서 방수용으로 설치한 함석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7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수확을 앞두고 큰 피해를 입은 충남 예산군 오가면 사과 농장주 박모(83)씨가 8일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수확을 앞두고 큰 피해를 입은 충남 예산군 오가면 사과 농장주 박모(83)씨가 8일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추가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안전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이뤄진 합동조사단을 꾸려 복구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예산·제주·춘천·대구=신진호·최충일·박진호·백경서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