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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흙수저라 자식도 흙수저? 금칠하는 방법 있다

중앙일보 2019.09.08 15:00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51)

아시아 경제 불안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익숙한 환경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경제 불안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익숙한 환경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보통사람들이 살기 힘든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한일 관계 악화, 홍콩 시위로 인한 아시아 경제 불안 등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익숙한 환경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가진 자들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희망적인 메시지는 찾기 힘듭니다. 사회 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할 정치는 가장 비생산적인 분야로 굳어진 지 오래고 국가경쟁력, 잠재성장률 하락을 걱정하는 소리만 높아갑니다. 이 와중에 금리 파생상품에 투자해서 노후자금을 날려버린 노인들의 한숨 소리도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 시대의 젊은 청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또 답답해집니다. 많은 젊은이들은 부와 성공에 대한 소망을 잃어버리고 욜로(YOLO)를 외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합니다. 그들의 절망과 분노를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에 안타까운 것이지요.
 

흙수저에 금칠하기

젊은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통사람들이 분노와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희망을 갖는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흙수저에 금칠하기’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꾸어버릴 수는 없지만, 조금씩 흙수저에 금칠을 하다 보면 금수저로 변하지 않을까요? 색칠한다고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지는 않겠지만 나름 비슷한 모습을 가질 수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 그런 방법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오겠지만 버티고 이기면서 칠해나가면 서서히 변화가 오고 언젠가는 금빛 나는 금수저가 되지 않을까요? 만약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돈과 금융, 투자 관점에서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흙수저에 조금씩 금칠을 하면 금수저로 변할 수 있을까요? [중앙포토]

흙수저에 조금씩 금칠을 하면 금수저로 변할 수 있을까요? [중앙포토]

 
첫 번째 금칠하기, 최대한 일찍부터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경험을 갖는 것.
금수저들의 민족,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용돈을 직접 관리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스스로 벌고 투자하는 경험을 갖게 합니다. 기부와 저축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돈에 대한 감각을 익히도록 합니다. 심지어 워런 버핏은 11살 때부터 주식투자를 했다고 하지요.
 
어릴 때부터 용돈을 정기적으로 주면서 돈을 스스로 관리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협상을 통해 용돈 규모를 정하고, 매월 또는 매주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면 아이들은 돈을 사용하는 규모와 대상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고민과 선택의 경험이 미래에 소득이 생겼을 때 어떻게 돈을 다뤄야 하는지 감각을 키워줍니다.
 
용돈을 주고 나면 부모는 간섭하지 말고 자녀들에게 맡겨둬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저축이나 투자도 엄마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자녀들과 함께 의논하면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절에 아이들이 받는 용돈, 돌잔치를 비롯한 친척들에게서 받는 돈 등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이들과 대화하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때로 부모는 화가 나고 안타깝겠지만, 아이들에게 맡겨두고 아이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성장합니다.
 
두 번째 금칠하기, 가족이 함께 투자하라.
투자는 아이들에게 돈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돈에 대한 지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익히도록 도와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많은 것들, 자녀들에게 돈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주식투자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주식을 좋아할까요? 먹는 것, 입는 것, 게임 등 자기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상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주식을 갖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 회사의 주식을 조금씩 사서 가격의 오르내림을 같이 보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요?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소비할 때 한일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화를 나누게 되겠지요. 아이들에게 단순하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과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게 하고 또 실제로 돈을 키워나가는 즐거움도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주식투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시각은 어른들이 보지 못한 투자 포인트를 제시해줄 수도 있겠지요. 국내외 대형 주식 중 관심이 가는 종목을 발굴하고 부모들과 함께 공부해서 투자한다면 자산도 키우고 돈을 다루는 역량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개별 주식이 아니라면 펀드 투자를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으니까 자녀들과 함께 투자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흙수저라 흙수저로 태어났고, 내가 흙수저라 자녀들도 흙수저가 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바꿀 수 있습니다. [중앙포토]

부모가 흙수저라 흙수저로 태어났고, 내가 흙수저라 자녀들도 흙수저가 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바꿀 수 있습니다. [중앙포토]



세 번째 금칠하기, 해외로, 달러로 투자대상을 확대하라.
안타깝게도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분야에서 금융 분야는 그 경쟁력이 매우 떨어져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금융상품도 금융서비스도 다른 금융선진국에 비해 수준이 매우 낮고 금융인들의 도덕성과 전문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화중심, 국내중심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면서 가끔 미국의 주가, 홍콩 민주화 시위, 일본 불매운동의 경제적 영향에 관해 토론하는 것도 재미있고 수익을 얻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상품도 상대적으로 다양합니다. 미국의 S&P500 지수에 투자할 수도 있고 아마존이나 구글에 투자할 수도 있겠지요. 국내 은행에 달러 예·적금에 가입할 수도 있고, 요즈음 인기 있는 달러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역외금융상품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품 선택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선택해야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화중심, 국내중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수저에 금칠한다고 금수저가 될까?

‘부모가 흙수저라 흙수저로 태어났고 내가 흙수저라 자녀들도 흙수저가 되는 현실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수저에 금칠하기’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가족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시나요? 짜증 나고 잔소리만 하게 되는 돈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같이 생각을 나누는 돈 이야기를 ‘용돈, 주식, 달러’를 화두로 해 보시면 어떨까요? 온 가족이 함께 칠한다면 수저가 바뀌는 것도 조금 더 빠를 것 같기도 합니다.
 
수저에 금칠한다고 금수저가 될까요? 글쎄요. 확답은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칠이라도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부자들의 돈 만들기를 배워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많은 데이터는 이런 금칠하기가 꽤 효과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가능하면 어릴 때, 아이들과 금칠하기를 시작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시간이 좀 흐르면 생각보다 많이 달라진 수저를 갖게 될 것입니다.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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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진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필진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 같은 환경, 같은 조건인데도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가난해진다. 그건 돈을 대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른바 재무심리다. 오랜 세월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강의도 한 필자가 재무심리의 신비한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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