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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9] 4K 넘어 8K 고지 선점하라 …한·중·일 TV 3국지

중앙일보 2019.09.08 10:00

“8K 고지를 선점하라”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 한·중·일이 격돌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8K 고지를 놓고 독주 체제를 굳히려는 한국,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일본, 더 이상 기술력이 뒤지지 않는다는 중국이 맞붙은 것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6일부터 진행 중인 IFA 2019에서 TV 업계의 최대 화두는 ‘8K’로 모아졌다. 특히 각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QLED TV를 앞세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서 8K 화질(해상도)을 둘러싸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8K(가로 화소 수 7680개, 세로 화소 수 4320개)는 총 3300만개의 화소를 갖춘 수퍼 울트라 고화질(SUHD)을 의미한다. 8K는 UHD급인 4K(가로 3840×세로 2160)보다 화질이 4배 더 선명하다. 다만 연간 2억대가량인 글로벌 TV 시장에서 지난해 8K TV 판매량은 0.03%(약 6만대) 정도에 그쳤다. 아직은 4K TV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고 당장은 8K용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렇지만 TV 업계는 8K로 중계될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부터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8K TV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TV 시장 1위 삼성, 8K TV 대중화 시대 선도  

삼성전자가 6일 개막한 IFA 2019에서 선보인 QLED 8K TV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6일 개막한 IFA 2019에서 선보인 QLED 8K TV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현재 8K뿐 아니라 프리미엄 TV 시장의 선두주자다. QLED TV를 앞세워 화질과 시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한 결과다. 98인치부터 65인치까지 대화면 중심의 8K TV 라인을 갖고 있던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서 55인치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한·중·일 3국 제조사들의 도전에 8K TV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8K 콘텐트를 늘리는 등 생태계를 넓혀왔다”고 강조했다. 또 AI를 활용해 4K나 그 이하의 화질로 제작된 영상도 8K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내세웠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금액 기준 세계 TV 시장에서 31.5%의 점유율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분기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만 200만대의 QLED TV를 판매했고, 하반기에는 50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 OLED 기술력 앞세워 ‘리얼 8K’ 강조  

LG전자가 올해 IFA에서 선보인 OLED 8K TV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올해 IFA에서 선보인 OLED 8K TV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세계 유일의 8K OLED TV를 앞세운다. 세계에서 8K OLED TV는 LG전자만 출시하고 있다는 점을 IFA 행사 내내 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계 최초로 88인치 8K OLED TV를 출시했다. 다음 달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판매를 시작해 8K OLED TV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또 독자 개발한 화질 프로세서에 딥러닝 기술(2세대 AI 알파 9)로 화질과 사운드를 영상 종류에 맞춰 최적화해 줘 8K가 아닌 콘텐트도 8K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8K TV의 글로벌 표준(ICDM·국제 디스플레이 계측 위원회)도 강조했다. 8K TV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3300만개의 화소 수뿐만 아니라 화질 선명도(해상도) 또한 충족시켜야 하는데 LG전자의 8K TV만이 표준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최근 출시된 경쟁사 제품은 8K의 표준과 견줘 화소 수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지만, 해상도는 미치지 못하는 제품이 많아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샤프, 도쿄 올림픽서 TV 패권 회복 노려      

샤프는 올해 IFA를 계기로 8K TV의 반격을 시작했다. 사실 2017년 말 세계 최초로 8K TV를 상용화한 곳이 샤프다. 하지만 샤프는 이후 초기 시장 만들기에 실패하며 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샤프는 이번에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 모뎀을 결합한 세계 최대 120인치 8K 액정(LCD) TV를 내놨다. 8K TV 중 유일하게 5G 모뎀을 장착해 8K 고화질 영상을 5G 모뎀을 통해 전송받을 수 있다. 소니 역시 8K TV를 대거 선보였다. 소니는 80인치대부터 120인치대의 TV를 내놨다. TV 업계 관계자는 “특히 일본 업체들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 8K 영상으로 생중계되는 것을 계기로 8K TV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가성비 앞세워 한·일 턱밑까지 추격    

중국의 TCL과 메츠 등도 8K TV 시장 격전장에 가세했다. 중국 기업 스카이워스가 인수한 독일 TV 업체 메츠는 LG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8K OLED TV를 내놨다.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것을 썼지만, 자체 칩을 사용해 LG전자와는 전혀 다른 제품을 내놨다. 메츠는 지난해까지 IFA에서 중국 스카이워스와 별도로 전시관을 구성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양사가 공동 부스를 선보였다. 
 
TCL은 AI를 탑재한 65·75·85인치형 ‘TCL 8K QLED X’ 시리즈를 공개했다. 케빈 왕 TCL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긴밀하게 연결해 ‘인텔리전트 라이프’의 이점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선도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TV 업체 하이센스 역시 4K나 UHD 등 저화질 콘텐트를 8K 수준으로 볼 수 있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활용한 8K TV를 공개했다. TCL이나 하이센스는 “올해 초 CES 등에 출품한 8K TV는 기술 홍보용이었지만 이번 IFA에서 공개한 제품들은 내년 초부터 정식 출시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TV 시장 브랜드별 판매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글로벌 TV 시장 브랜드별 판매 점유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올해 IFA를 둘러본 TV 업계 관계자는 “8K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TV 시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독주했지만, IFA를 계기로 경쟁 구도가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기술력이 높은 일본 업체는 프리미엄 시장, 중국 역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은 올해 30만9000대에서 2020년 142만8000대, 2022년에는 504만6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베를린(독일)=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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