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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강풍' 휩쓴 곳마다 초토화···태풍 링링에 11명 사상 [종합]

중앙일보 2019.09.07 17:17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강타한 7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한 교회 첨탑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있다. [뉴스1]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강타한 7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한 교회 첨탑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있다. [뉴스1]

 
초속 54.4m의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7일 서해안을 따라 수도권까지 북상하면서 전국에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 보령 70대·인천 30대 버스운전사 등 2명 사망
링링 순간 최대 초속 54.4m…역대 강풍 5위 해당
정전·시설물 파손 피해…제주 넙치 2만마리 폐사

 
지붕을 고치던 70대 노인과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30대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정전과 시설물 파손, 농촌엔 낙과(落果) 피해가 컸다. 제주에선 양식장에서 기르던 넙치 2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태풍 ‘링링’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2명, 부상 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35분쯤 보령시 남포면 달산리에 사는 주민 최모(74)씨가 지붕을 고치러 올라갔다가 강풍에 휩쓸려 마당에 떨어져 숨졌다. 태풍이 수도권으로 북상한 오후 2시44분쯤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 후문 주차장에서는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시내버스 운전사 A씨(38)가 숨졌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바람에 날아간 철골 구조물 등에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7일 오후 서울 청계천 인근의 가로수가 쓰러져 관계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7일 오후 서울 청계천 인근의 가로수가 쓰러져 관계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

 
링링의 이날 최대 순간 풍속은 오전 6시28분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측정된 초속 54.4m(시속 196km)다. 이는 우리나라를 거쳐 간 역대 태풍의 풍속 중 5위에 해당한다. 2003년 ‘매미’가 초속 60m로 가장 강력했다.

 
이 때문에 서울 등 전국에서 나무가 쓰러지고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신촌로 한 건물 1층에 입주한 매장 통유리창도 파손됐다. 오전 9시11분쯤는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아파트 단지에 있던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주차된 차량 위를 덮쳤다. 인천 연수구 송도 한 아파트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장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풀숲에 떨어지기도 했다. 경기도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벽에 덧대진 벽돌 시설물 일부가 탈락하기도 했다.  
 
대구시 중구 한 백화점 외벽 유리 일부가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해 인도에 떨어져 파손됐다.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신축 공사장 가림막 일부가 강풍에 무너졌고 서구와 남구, 달성군, 수성구에서 상가 간판이 떨어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원주에서는 한 아파트 옥상에서 날아간 양철판에 차량 5대가 부서졌다.

7일 '링링'의 영향으로 정전이 발생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양식장에 넙치 2만여 마리가 폐사한 모습. [연합뉴스]

7일 '링링'의 영향으로 정전이 발생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양식장에 넙치 2만여 마리가 폐사한 모습. [연합뉴스]

 
해상크레인이 강풍에 떠밀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10쯤 전남 목포시 북항으로 피항한 3000t급 해상크레인선 A호가 강한 바람으로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해상으로 약 740m 떠밀리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은 경비정 4척과 연안 구조정 1척, 서해특구단을 급파해 A호와 같이 계류된 소형 바지선 등 3척을 발견하고 직접 승선해 정박 줄 보강작업을 했다. 바지선에 선원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는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가거도항 옹벽 약 50m가 유실됐다. 옹벽에 채워진 사석이 연안여객선 접안 부두로 밀려와 당분간 여객선 운항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에 정박해 있던 어선관리선 1척과 서귀포시 태흥2리항과하효항에 정박했던 레저보트 2척이 침몰했다 인양되기도 했다.
강원지역이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접어든 7일 오후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농장에 추석 출하를 앞둔 사과들이 강풍을 맞아 땅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강원지역이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접어든 7일 오후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농장에 추석 출하를 앞둔 사과들이 강풍을 맞아 땅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의 한 양식장에서는 넙치 2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서귀포시청에 따르면 표선면의 양식장에 정전이 발생해 산소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아 넙치 2만2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약 2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남 영암·고흥·화순·여수·장성에서 벼 314ha가 쓰러졌고, 나주 배 농가 400ha 등 나주·영암·고흥·화순에서 725ha 배와 과일 등 수확을 앞둔 낙과 피해도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까지 5만7146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이중 72.8%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보령·인천=최종권·최모란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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