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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전보다 '방어' 집중한 조국, "자연인 돌아가고 싶지만…"

중앙일보 2019.09.06 19:06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190906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190906 오종택 기자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들,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2일 기자간담회)
“제 잘못입니다. 박탈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받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6일 인사청문회)
 
표정이 어두웠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보다 목소리 크기도 줄어들었다.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다”고 했던 조 후보자는 6일 청문회를 시작하며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했다. 나흘 새 자세를 더 낮췄다.  “국민 여러분의 준엄한 평가를 받겠다(청문회)”는 표현도 나왔다. 
 
청문회가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장(406호) 앞은 조 후보자가 국회에 도착한 오전 8시쯤부터 취재진·보좌진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종민, 백혜련 의원은 인파를 뚫고 입장하며 “5공 청문회 수준이다”, “모든 언론이 다 모였다”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감색 양복에 같은 색 넥타이를 맨 조 후보자는 평소 매던 백팩 대신 작은 서류가방을 들고 왔다. 그리고 법무부 마크가 인쇄된 메모지와 펜만 간략히 챙겨 책상 앞에 앉았다. 보도 반론 입증자료를 엮은 문서 파일을 여러 개 펼쳐놓고 ‘무제한 답변’을 했던 기자간담회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메모지 옆에 조 후보자는 검은색 전자 손목시계를 세워뒀다. 교단에서처럼 긴 해설을 늘어놓을 수 있었던 간담회와 달리, 청문회는 질문과 답변(의원당 7분)에 시간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청문회 시작부터 여야 청문위원들 간에 기 싸움이 팽팽했다. 후보자가 인사말 격으로 하는 모두발언을 두고 “시간이 부족하니 서면 대체하자"(김도읍 한국당 간사), ““모두 발언은 필요하다"(송기헌 민주당 간사)는 논란까지 있었다.
 
조 후보자에게 발언 기회를 가급적 적게 주려는 야당과 반대인 여당의 입장이 충돌한 것이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중재를 받아 “간략히 하겠다”며 모두발언을 마친 조 후보자는 원고 말미에 쓰인 ‘2019년’을 ‘1919년’으로 잘못 읽었다. 적잖이 긴장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그런 조 후보자에게 4선의 박지원 의원(무소속)은 “많이 힘드냐. 장관 하기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라는 말도 건넸다.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조 후보자는 시종일관 굽힘 없이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이 딸의 동양대 표창장 및 총장 회유 전화 의혹에 공세를 집중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복적으로 힘주어 말했다. 여당 의원들이 해명을 대신할 때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장구쳤다.
 
조 후보자는 간간이 가족들 얘기에 힘든 기색을 내비쳤다. “(딸을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프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사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의원이 “이런 비난과 의혹을 다 받으면서도 꼭 법무부 장관을 하고 싶냐”고 묻자 그는 “개인이 하고 싶은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자연인으로 돌아가 식구들을 돌보고 싶지만, 마지막 공직으로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서 고통을 참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답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왼쪽)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왼쪽)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쟁이 가열되면서 여야의 지지층도 청문회 진행에 각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청문회에 쏠린 눈이 얼마나 많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문위원 중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여권 지지층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여당 소속인데도 조 후보자를 향해 “금수저인데 진보로 살았다고 비판받는 게 아니라 언행이 불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한 직후부터다. 금 의원은  “어느 편이나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것은 공정함을 생명으로 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큰 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일본 경제 보복에 ’매국’, ‘정신 나간’ 등의 거친 말을 쓰면서 갈등을 유발했다”라고도 했다. 조 후보자는 “거친 발언이었다”고 인정하며 “비판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금 의원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아군인 척하는 적군 금태섭”, “뒤통수 때리네”,  “성향 맞는 자한당(자유한국당)으로 가세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야권 지지자들은 청문회가 ‘맹탕’ 이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당 당원 게시판에는 “뭔가 한방이 있겠지 믿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없다”,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준비 미흡으로 헛방을 날린다”는 내용의 게시글·댓글이 종일 올라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줘 맹탕인 조국을 법무장관 시켜준다”고 비난했다. 이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들 이미 올라가 버린 닭이 내려 올 리 있나. 비리 덩어리를 장관 시켜 주었으니 그간의 우리 비리도 이제 덮어 달라”고 적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청문회 도중 두 차례 사과했다. 그는 오전 질의에서 “고려대 학생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가는데, 동양대 표창장이 뭐가 중요하겠나”라고 했다가 일부 네티즌에게 “지방대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서울대 나오신 분(김 의원)께서 중형 태풍급 사고를 치셨다”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지방대 폄하 의도는 없었다”며 “우리 집도 지방(충남 논산)에 있고, 아이도 지방에 있는 시골 학교 다니는 고3이다. 지방 자랑하고 다닌다”고 해명했다. 이후 김 의원은  동양대 표창장에 적힌 ‘교육학 박사 최성해’ 의 표기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잠시 뒤 “이건 전적으로 저의 착오”라면서 “전혀 문제가 없다. 최 총장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심새롬·이우림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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