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사이 한국관련 방송시간 5배로
"한국 다루면 시청률 따라온다"이유
조국 스캔들 마치 드라마처럼 각색
"일본인에 내재된 차별의식 자극"

조국 스캔들을 다루는 일본 와이드쇼의 한 장면. 서승욱 특파원
수출관리상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국가로부터 한국을 제외하는 일본 정부의 조차가 발표된 7월 첫 주(1~7일)엔 2시간 53분이었지만,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파기를 발표한 8월 19~25일엔 6시간40분, 8월 26일~9월1일엔 13시간 57분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민방의 와이드쇼 담당 프로듀서는 아사히 인터뷰에서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을 다루면 시청률이 오른다"며 "모든 방송국들이 한국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따라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선 "한류 드라마처럼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분명하기 때문에 오락화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 프로듀서의 언급처럼 실제로 일본 와이드쇼들은 드라마적인 요소를 섞어가며 이번 ‘조국 스캔들’을 다루고 있다.
서울대 법대 동기인 조 후보자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인연에 초점을 맞춰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양파남자 vs 야당을 지휘하는 미모의 얼음 공주’의 구도로 묘사한다.
두 사람이 대학 시절 함께 찍은 사진과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정반대의 노선으로 갈라지게 된 정치역정도 부각한다.

조국 스캔들을 다루는 일본 와이드쇼의 한 장면. 서승욱 특파원
시청자들이 한국 관련 내용에 흥미를 갖는 이유와 관련해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靑木理)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인 마음의 한 구석에는 민족차별과 조선(한국+북한)차별 의식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납치문제가 주목 받은 2002년 이후 북한엔 무슨 말을 해도 좋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한국에 대해선)일본의 성장 정체 등으로 자신감 상실을 느끼는 사람이 늘었고, 인터넷상에서 과격한 혐한 언동들이 퍼지면서 잠재적인 차별의식이 밖으로 나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