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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속 수사 형평성 논란 중 “빨리 구속해달라”던 CJ 장남

중앙일보 2019.09.06 08:11
 
이선호씨.[중앙포토]

이선호씨.[중앙포토]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29)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이 이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자 올해 같은 혐의로 구속된 다른 대기업 자제들보다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씨는 지난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캐리어(여행용 가방)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백팩에 캔디·젤리형 대마를 넣어 들여오려다가 인천공항세관 수화물 검색과정에서 적발됐다. 이씨의 마약 밀반입 사실을 확인한 세관 당국은 검찰과 협의를 거쳐 이씨의 신병을 검찰로 넘겼다. 세관 내 마약조사과와 검찰 수사관이 합동수사반을 편성해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검찰은 당일 조사에서 이씨의 마약 투약 사실도 확인했다. 이씨는 간이소변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검출됐다.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씨는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지난 3일 다시 이씨를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 2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이씨의 휴대전화, 태블릿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각종 증거물을 확보했다.
 
이에 반해 올해 4월 변종 대마 구매 등 이씨와 같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SK가(家) 3세 최모(31)씨와 현대가(家) 3세 정모(28)씨는 경찰 수사 초기부터 구속됐다. 당시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수사 당시 해외에 있던 정씨도 귀국 즉시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초기부터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이들은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혐의 인정 여부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

액상 대마 카트리지. [연합뉴스]

액상 대마 카트리지. [연합뉴스]

 
검찰은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면서 이씨의 혐의 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마 밀반입 사실이 적발될 당시 이씨가 밀반입 사실을 자백했고 투약 사실도 인정했다”며 “이씨가 변종 대마 밀반입·투약 혐의를 시인했고 증거가 확보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세관 당국도 재벌가 자제라고 해서 특혜는 없었다고 말한다. 세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다가 적발돼도 불구속 수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검찰과 합동수사반을 편성해 수사할 때도 액상 대마 카트리지 밀반입은 구속 수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 물품 등 증거가 확보된 상황에서 이씨가 혐의를 인정했고 이씨의 거주지, 연락처 등이 확실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 불출석하기로

한편 이씨는 지난 4일 오후 6시20분쯤 인천지방검찰청을 찾아 “자신으로 인해 주위의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구속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자진 출석한 이유를 재차 확인한 뒤 그의 심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날 오후 8시20분쯤 긴급체포했다. 이씨의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6일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이씨는 본인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어떠한 처분도 달게 받겠다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검찰과 법원에 전달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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