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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알콜중독 고백…"추한 모습 인정하니 자유로워져"

중앙일보 2019.09.06 05:00
지난달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 브래드 피트. [AFP=연합뉴스]

지난달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 브래드 피트. [AFP=연합뉴스]

 
배우 브래드 피트(56)가 “술을 끊었다”며 1년 반 동안 알코올중독 치료를 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뉴욕타임스(NYT)가 4일 게재한 인터뷰에서다. NYT는 피트가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이혼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피트의 음주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2016년 9월 전용기에서 졸리가 피트의 음주 습관을 문제 삼으며 큰 싸움을 했는데, 이후 졸리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한때 '브란젤리나'로 불렸던 이 스타 커플은 이듬해 이혼 절차를 마무리했다. 피트는 NYT에 “술을 마시는 특권을 내게서 박탈했다”는 표현을 썼다.  
 
피트는 1년 반 동안 ‘익명의 알콜중독자들(Alcoholics Anonymous)’라는 알코올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한다. 피트를 포함한 12명의 알콜중독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고 서로 금주를 독려했다. 피트는 “모두들 둘러 앉아서 각자의 치부를 솔직히 드러내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나 자신의 추한 면을 드러냄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술 대신 일이 그의 인생을 구했다. 이혼 절차를 밟으며 그는 영화 작업에 몰두했다. 그의 최신 개봉작인 ‘애드 애스트라’의 감독이자 피트와 절친한 사이인 제임스 그레이는 NYT에 “(이혼 과정에서 받는) 자극을 영화를 찍으며 쏟아붓는 것 같았다”며 “피트가 자신의 상황을 투영시켜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전했다. 피트 자신은 이렇게 표현했다. 

“사실 우리는 모두 고통과 슬픔, 상실을 겪으며 살아가지 않나. 우리 대부분은 (그런 감정들을) 숨기는 데 바쁘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감정이 담긴 마음의) 상자를 꺼내 보이는 것이다.”  

 
이혼에 대해 NYT 기자가 묻자 피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가족 문제가 있었다. 그렇게만 해두자.”  
 
2015년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이들은 2017년 이혼했다. [AP=연합뉴스]

2015년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이들은 2017년 이혼했다. [AP=연합뉴스]

 
1987년 데뷔한 피트는 32년차 배우다. 50대 중반에 접어들며 연기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내가 연기를 하면서 지향하는 것은 절대적 진실의 추구”라며 “나 스스로가 진짜라고 느껴야 (연기를 보는) 당신에게도 진짜라고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90년대엔 달랐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그는 주로 꽃미남 외모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90년대엔 내게 쏟아지는 관심이 너무도 불편했다”며 “사람들은 내게 기대감을 갖기도 하고 나를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나는 그저 스스로에게 침잠해 타인과 소외되는 걸 택했다”고 말했다.
  
영화 '가을의 전설'에 나온 브래드 피트의 꽃미남 시절. [중앙포토]

영화 '가을의 전설'에 나온 브래드 피트의 꽃미남 시절. [중앙포토]

 
NYT 기자는 “피트와 인터뷰를 했다고 하니 가족부터 지인들까지 모두 ‘만나보니 어땠어?’라고 물었다”고 적었다. 그가 아직 ‘핫한’ 스타라는 얘기다. 정작 피트 자신은 조용하고 사려 깊은 스타일이라고 NYT는 표현했다. 인터뷰 자리엔 모자를 쓰고 T셔츠를 입은 털털한 차림으로 나왔다. 길을 걸으면서도 NYT 기자에게 “나를 유명인처럼 대하면 사람들이 알아볼 텐데 그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성격 형성엔 아버지의 교육이 작용했다. 피트는 “아버지는 어린 시절 극도로 가난했고 힘겹게 살아오셨기에 내게 항상 더 좋은 걸 주려고 하셨다”며 “내게 항상 ‘강해져라, 능력을 길러라,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가르치셨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닮고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의 신작 '애드 애스트라.' [AP=연합뉴스]

브래드 피트의 신작 '애드 애스트라.' [AP=연합뉴스]

 
50대 중반에 들어선 그는 연기보단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연기는 더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제작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화장도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반 농담조로 말했다. 그가 2002년 세운 제작사 플랜B는 ‘노예 12년’ ‘빅쇼트’ ‘머니볼’과 같은 수작을 만들어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피트는 “앞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것보단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며 “어떤 것에 대해 잘 알게 됐다는 건 이젠 다른 분야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조각과 조경 등 예술적 분야라고 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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