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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버려지는 갈탄에서 수소 추출, 액화수소로 일본 수송"

중앙일보 2019.09.06 01:00
일본 수소 경제의 '일상화'를 이끈 공신은 신에너지개발기구(NEDO)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주관하고 산·관·민·학이 협력하는 기구다. 최첨단 기술연구는 물론, 수소에너지의 생산·운송·사용까지 다룬다. 도쿄에서 지하철로 30분 거리인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시에 위치한 네도 본사에서 다이슈 하라 수소연료전지 기술국장을 만났다. 그는 "2015년 파리 협정을 통해 일본은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의 80%를 2050년까지 줄이기로 했다"면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지목된 게 수소였다"고 설명했다.

세계 수소경제 현장을 가다②
다이슈 하라 NEDO 국장 인터뷰

다이슈 하라(大周 原) 일본 신에너지개발기구 수소연료전지 기술국장 [서유진 기자]

다이슈 하라(大周 原) 일본 신에너지개발기구 수소연료전지 기술국장 [서유진 기자]

지난해 일본은 세계 최초로 수소 관료 회의를 구성했다. 주목할 점은 민간 참여다. 13개 민간기업이 수소협의회를 조직했는데 지난해 11월 기준 참여기업은 53개로 늘었다. 혼다 기술·가와사키 중공업·도요타는 물론, 쉘 등 외국기업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이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넓히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다. 그는 “많은 이들이 수소 차와 연료전지를 써야 코스트(비용)가 낮아지고 수소 경제가 실현된다”고 말했다. 수소차의 경우 20만대 정도가 되면 일본 내에서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그는 “한국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가 전통 자동차 산업에선 경쟁자일지 모르나 수소 경제에선 함께 파이를 키워야 할 협력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소 사회도 50년 전 액화천연가스(LNG)가 보급될 때처럼 성공사례를 하나씩 늘리며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수소 경제 비용(코스트)을 2030년 현재의 3분의 1, 2040년~2050년에는 5분의 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연료 전지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의 귀금속 등이 들어가는 비율을 10분의 1로 줄이기로 했다.
 
그는 정부가 일방적 정책을 펼 게 아니라 협력 파트너 모두 이득인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팜의 경우, 소비자는 전기료를 아끼고 싶고 가스회사는 가스를 팔고 싶어하는데 둘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면서 "결국 윈윈 모델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에너팜은 10년이면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고 봤지만, 이제는 5년 내로 앞당겨질 정도로 효율이 높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윈윈 모델은 수소 공급망이다. 일본은 해외에서 남는 자원을 이용해 싼 가격에 수소를 제조하고 일본으로 들여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호주에서는 남아 버려지는 갈탄을 이용해 갈탄에서 수소를 추출, 액화 수소로 만들어 일본으로 수송한다"고 소개했다. 저품질 석탄인 갈탄이 호주 빅토리아주에 매립돼 있는데 여기서 얻은 수소로 발전하면 일본에 240년간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얻게 된다. 내년 수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이 개발한 액화 수소운반선이 활용돼 자국 기업에도 득이 된다. 또 브루나이와도 협력 관계에 있다. 브루나이에서 생산된 LNG에서 수소를 분리한 뒤 이를 액화해 5000㎞ 떨어진 일본 가와사키시로 가져오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로 내년 1월부터 210t의 수소를 수입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 부흥과 산업도 연결하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에 연내 완공을 목표로 수소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전 사고 이후 이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지목된 수소가 후쿠시마에 자리 잡은 것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가지고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시설이다. 후쿠시마 공장의 연간 수소 제조량은 900t인데 연료전지차 1만대가 1만㎞를 달릴 수 있는 양이다. 여기서 제조한 수소를 운송해 내년 도쿄올림픽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재생 에너지인 수소 공장이 후쿠시마의 재건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나가와(일본)=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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