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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리 칼럼] ‘반 미래 세대 범죄’ 처벌이 필요하지 않은가

중앙일보 2019.09.06 00:32 종합 29면 지면보기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우리는 꽤 자주 이런 상황에 부닥친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손해 보는 느낌을 받거나 진짜 피해를 보는 것 말이다.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을 때도 있다. 이웃의 소음 발생이 심하다거나, 누군가 내가 있는 바로 근처에서 흡연한다거나, 옆 차선 운전자가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다. 특정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법으로 금지한다. 타인을 해하는 행위 금지는 법의 근본이기도 하다. 또한 이 원칙 적용 범위는 문명국에서 점점 확장되는 추세다.
 

브라질 대통령, 아마존 훼손 방치
밀림 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

문제는 이런 법이 해당국 내에서만 통한다는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실내 흡연 행위가 금지돼 있다고 해서 모든 나라에 강제할 수는 없다. 국제법상 어디에도(유엔 헌장에 의해 강력한 통제를 받는 경우가 아닌 한) 내정 간섭의 권리는 없고, 또한 그래야 할 의무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내정 간섭 권리나 의무 적용은 끝없는 논쟁거리다.
 
이 빈틈을 메우고자 최강대국들은 기본 방침들을 정해 조약을 만들었다. 기존 핵보유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군사적 핵무장을 금지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에 얼마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지, 비록 국제사회가 그 결정에 찬성하는 때조차도 실제 적용은 얼마나 어렵고 이론의 여지가 많은 일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현재의 국제사회 이해관계는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졌고, 국가들의 합의는 그만큼 어려워졌다.
 
국제적 합의와 그에 대한 준수 의지가 특히 부족한 분야가 바로 환경보호다. 기후 분야가 대표적인 곳이다. 지구를 위협하는 재앙을 막으려면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세계가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 일에 세심한 노력을 쏟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식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지구에 없어서는 안 될 숲의 파괴를 허용하며 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지금 브라질에서는 전 세계 밀림의 절반에 해당하는 5억7000만 헥타르(570만㎢)의 열대 밀림이 파괴 위험에 처해 있다. 그곳에는 총 길이를 합하면 6600㎞에 이르는 강들이 있고 최소 4만 종의 식물과 3000종의 민물 어종이 있다. 다 합하면 지구 위 동·식물 종의 10%에 해당한다. 아마존에서 꾸준히 새로운 동·식물 종이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 삼림 보호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 브라질의 새 대통령은 이 법 때문에 국가 경제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그는 불법 벌목꾼들에게 엄청나게 관대하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아마존 밀림 면적 중 3500㎢ 가까이가 사라졌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곳의 삼림 파괴는 올 6월 한 달 동안에만 전년 동월 대비 80%가 증가했다.
 
아마존 밀림 파괴로 인해 지구는 그 어떤 새로운 과학과 기술로도 막을 수 없는 참담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사실들의 언급에 브라질 대통령은 이렇게 대담하게 응수했다. “아마존은 유럽이 아닌 브라질의 것이다.”
 
아마존은 브라질에만 속해 있다. 브라질이 이 밀림을 자국의 다음 세대, 지구 위에 거주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유익한 방향으로 선용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7월에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주관한 프랑스는 올바른 이성을 발휘해 아마존 문제를 회의 의제로 채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에 걸맞은 대응을 위해서는 ‘반(反)미래 세대 범죄’라는 새로운 종류의 반인륜적 범죄 발생에 직면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 범죄에 대응하는 국제법이 생기면 아마존 파괴로 득을 보게 될 브라질의 거대 자본의 탐욕을 제어할 수도 있다. 후손의 생존을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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