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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티켓 없으면 발권 안돼? 공항에서 부닥친 첫 시련

중앙일보 2019.09.05 13:00

[더,오래] 조남대의 예순에 떠나는 배낭여행(1)

은퇴를 하자 좀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내 마음대로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인터넷 검색도 서툴고, 자신감도 없다. 여러 궁리 끝에 지인 4명과 의기투합, 한 달 일정으로 동남아 4개국을 다녀왔다. 은퇴자들의 배낭여행, 그 좌충우돌 여정을 여러분과 공유한다. <편집자>

 

제1부 : 다 같이 출발, 베트남으로

D-Day 2019.1.2(수)
 
여행용 가방에 물품을 챙겨 넣고 출발할 시각이 좀 남아 커피를 한잔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린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오후 4시 집에서 출발하면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는 자정이 넘어 도착한다.
 
숙소까지 가려면 택시를 타야 할 텐데 5명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탈 수가 없다면 2대로 나누어 타야 한다. 그러면 누구와 누구로 나누어 탈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양 팀장이 그래도 여행을 많이 해 봤으니 여자 두 명과 같이 타고 나와 광표 씨가 타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등 머리가 복잡해진다.
 
여행 떠나기 전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모두 별 걱정이 없는데 나 혼자 속이 타는 것 같다. [사진 조남대]

여행 떠나기 전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모두 별 걱정이 없는데 나 혼자 속이 타는 것 같다. [사진 조남대]

 
사전 미팅을 3번 가졌지만 모두 별걱정이 없는데 나 혼자서 속이 타는 모양이다. ‘뭐 부딪혀보면 다 해결방법이 있겠지. 느긋하게 마음먹자’라고 생각은 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사히 한 달간 동남아 4개국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은퇴자들의 배낭여행 안내서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제목은 '은퇴자들의 동남아 한 달 배낭 여행기'로 생각해 본다.
 
양 팀장에게 부탁해 1인당 1000달러를 환전해 공동경비로 사용하기로 했다. 하노이로 가는 항공권 요금은 1인당 19만 7567원을 양 팀장에게 송금했다. 아들과 딸 내외가 여행경비로 준 돈을 환전한 355달러와 갖고 있던 255달러, 사돈이 지원한 1000바트를 준비했다.
 
우리 부부가 준비한 총 경비는 2610달러와 태국 돈 1000바트, 항공권 39만 5134원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343만 1634원이다. 우리 부부의 총 여행경비다. 부족하다면 카드로 찾을 예정이다.
 
저녁 9시 35분에 출발하는 베트남 하노이행 티웨이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 오후 5시 40분에 우리 부부는 인천공항 1터미널에 들어섰다. 일행도 10여 분 간격으로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이런 사람들이다.

우리는 모두 육십이 넘은 은퇴자 5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동료와 그 남편들. [사진 조남대]

우리는 모두 육십이 넘은 은퇴자 5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동료와 그 남편들. [사진 조남대]

 
우리 일행은 모두 육십이 넘은 은퇴자 5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동료와 그 남편들이다. 어떻게 보면 좀 이상한 조합으로 결성된 여행팀이다.
 
우선 양영권 씨는 심평원 부장 출신이다. 이번 우리 여행팀의 팀장을 맡았다. 아주 적극적이고 여러 지역 여행을 많이 다녀봐서 경험이 많다. 그렇지만 배낭여행은 처음이다. 이번 베트남 하롱베이, 땀 꼭, 짱 안 등도 다 돌아본 곳이란다. 그런데도 우리 일행을 위해 기꺼이 동행하며 설명까지 해준다. 정말 고맙다.
 
최순희 씨는 심평원에 근무하다 지금은 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 기간 중이다. 미모의 여성으로 싱글이다. 그동안 장기간 패키지여행을 많이 다녀 본 여행 베테랑이다. 그러나 배낭여행은 역시 처음이다. 꼼꼼하고 사교적이다. 그래서 이번 우리 여행팀의 경비를 책임진 총무다.
 
홍광표 씨는 심평원 다니다 퇴직한 이지선 씨의 남편이다. 얼마 전에는 지인들과 10여 일간 라오스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부인이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혼자 왔다. 아주 사교적이고 농담도 잘하며 재미있다. 순희 씨와는 돼지띠로 동갑이며, 두 사람은 올해 회갑이다. 출생일로 따지면 우리 팀의 제일 막내다.
 
박경희는 나의 아내다. 싹싹하고 활동적이다. 내가 가는 데는 어디든지 함께하려고 한다. 같이 여행 다니면 편안하다. 퇴직 후 전국 일주와 제주도 한 달 살기도 함께해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마지막으로 나 조남대다. 공무원 생활 33년 정년퇴직하고 요즈음은 사진과 수필 쓰기를 배우고 있는데 이번 8월 국보 문학에 수필로 등단했다. 캐논 카메라를 가지고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허벅지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한 관계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이 어려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책을 출간하는 데는 핸드폰 사진도 훌륭하다.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양 팀장과는 동갑이지만 출생일이 좀 늦다. 이번 여행 경험담을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노트북을 가지고 갔으며, 핸드폰 메모장에 여행 소감을 틈틈이 기록했다. 이번 여행에서 경험한 것을 참고하여 앞으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한 달 일정으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일행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친다.
 

걱정이 현실로, 출국 불가?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려고 줄을 섰더니 하노이 행 비행기는 6시 반부터 발권을 시작하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사진 조남대]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려고 줄을 섰더니 하노이 행 비행기는 6시 반부터 발권을 시작하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사진 조남대]

 
짐을 부치고 티켓팅을 하려고 줄을 섰더니만 하노이 행 비행기는 6시 30분부터 발권 업무를 시작하니 좀 기다렸다가 시간 되면 오란다. 모두 배낭여행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기분이 들어 일찍 나온 것 같다. 패키지여행만 다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여행해야 한다는 게 부담은 되지만 5명이 지혜를 짜고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시간이 되어 줄을 서 30분쯤 기다리니 우리 차례다. e 티켓을 제시하니 귀국하거나 다른 나라로 가는 티켓을 보잔다. 우리는 베트남, 라오스, 태국, 미얀마를 둘러본 후 다시 태국으로 들어가 관광한 후 1월 말 귀국할 계획인 관계로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는 티켓은 아직 사지 않았다. 대강의 일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 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하니 창구 여직원은 리턴 티켓이 없으면 베트남에서 입국이 안 된다면서 출국 항공권을 발권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시간은 자꾸 지나가는데 어쩔 방법이 없다.
 
창구직원은 아무 시간대나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하노이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오는 티켓을 발권한 후 베트남에 입국한 다음, 티켓을 취소하면 된다고 한다. 그 대신 현장에서 발권한 관계로 1인당 1만 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되고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내야 한단다. 하노이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마음이 조급하다.
 
하는 수 없어 우선 가장 저렴한 날짜인 1월 8일 새벽 01:35 하노이발 인천행 표를 골랐다. 창구 여직원이 내 핸드폰을 가지고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 가입하여 5명의 영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하고 카드로 결제하려고 했으나 불가능했다.
 
결국 창구직원 핸드폰으로 다시 시도했더니 됐다. 1,085,550원을 지불하고 발권한 후 e 티켓을 프린터까지 해준다. 정말 고맙다. 친절한 창구직원이 아니었으면 출발을 못 할 뻔했는데 다행히 티켓팅을 하게 되었다.
 

간신히 출국

창구에서 리턴 티켓을 발급하느라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려 좌석표를 받고 나니 8시 30분이 지났다. 출국 절차를 밟고 출국장으로 나오니 9시가 다 되어 간다. 급히 샌드위치와 요구르트를 사서 제일 먼 위치에 있는 103번 출국 게이트에 오니 벌써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샌드위치를 탑승구 앞 의자에 앉아 허겁지겁 먹다 탑승을 마무리한다는 방송이 나와 먹던 샌드위치를 들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거의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들어섰다. 야구에서 간신히 슬라이딩하여 세이브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래도 무사히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낭여행을 준비하면서 리턴 티켓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인터넷을 찾아봤지만 없어도 될 것 같아 그냥 왔더니 낭패를 당했다.
 
내 자리를 찾아 앉으니 안도감이 밀려온다. 비행기 타는 것부터 이렇게 힘든 것을 보니 우리의 배낭여행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어떤 난관이 있을지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무사히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또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도전이 우려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아 은근히 기대되기도 한다.
 
 비행기는 제 시각에 이륙하여 날아간다. 우리들의 한 달 배낭여행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비행기는 제 시각에 이륙하여 날아간다. 우리들의 한 달 배낭여행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하여튼 비행기는 제 시각에 이륙하여 날아간다. 환갑이 지난 은퇴자 5명의 한 달간의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하노이 공항에서는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까지는 4시간 40분이 소요되며, 현지는 영상 15도라는 안내가 나온다. 열 내의와 패딩을 입고 비행기를 타서 덥다. 비행기는 저녁 9시 50분에 이륙했다.
 
비몽사몽 간에 조금 졸고 났는데도 아직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좁은 좌석에 앉아 있는 데다 열 내의를 입고 와서 그런지 덥기도 하고 종아리 부분이 조여 온다. 화장실에 가서 내의를 갈아입고 나니 기분이 전환되고 몸 상태도 훨씬 좋다. 유심을 갈아 끼우고 베트남 하노이 입성 준비를 한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노트북에 깔아 놓은 음악프로그램이 있어 틀었다. 감기 기운이 있어 머리가 상쾌하지 않았는데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니 기분이 좀 전환되는 것 같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좀 무겁더라도 노트북에 영화나 음악프로그램을 깔아 와서 듣거나 감상하면서 간다면 지겨운 것 없이 좀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색소폰 음악이 상쾌하다.
 

드디어 도착, 하노이

4시간 40분 걸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시 문제가 없어야 할 텐데’ 하는 두근거리는 맘으로 입국심사대에 들어섰다. 양 팀장이 제일 앞에 서고 여자 2명, 나, 광표 씨 순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앞서서 들어간 일행이 무사히 통과한다. 리턴 티켓을 보자는 이야기를 않는 것 같다.
 
내가 입국심사대 앞에 들어가자 가슴이 두근거린다. 현장에서 갑자기 산 항공권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서 있는데 컴퓨터 화면을 한참 응시하던 입국 심사직원이 들고 있던 스탬프로 여권에 도장을 꽝 찍어주며 들어가란다. 일행 중 아무에게도 리턴티켓를 보자고 하지 않았다.
 
모두 무사히 통과되어 다행이다. 공항에서 승합차 택시를 타고 예약한 하노이 시내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2시다. 한국시각으로는 4시다. 하여튼 무사히 호텔까지 도착했다. 좁은 골목에 있는 호텔을 겨우 찾아 입구에 오니 문이 잠겼다. 문을 두드리니 간이침대에서 잠자던 직원이 일어나 웬일이냐는 투로 물어본다.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라며 이름을 이야기하니 문을 열어준 다음 방으로 안내해준다. 남·여로 나누어 방에 들어가니 드디어 베트남 하노이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 난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이 먼 길을 찾아온 것이다. 신발을 신은 채로 침대에 벌렁 누우니 드디어 긴장감이 풀린다. 육십 넘은 은퇴자들의 동남아 좌충우돌 배낭여행이 한 달간 어떻게 진행될까 가슴이 두근거린다.
 
조남대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행정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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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대 조남대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행정위원장 필진

[조남대의 예순에 떠나는 배낭여행] 해외여행을 여러 번 해 본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패키지여행을 다녀보면 빠듯한 일정으로 관광지를 옮겨 다니기에 바쁠 뿐,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나이가 들어 은퇴하자 좀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내 마음대로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그러려면 나 혼자나 몇 명이 배낭여행을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인터넷을 활용하여 검색하는 것도 서툴고, 순발력도 떨어진 데다 용기나 자신감도 없다. 주변에서 하면 된다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남자 3명 여자 2명 등 5명이 의기투합하여 한 달 일정으로 동남아 4개국 배낭여행을 떠났다. 과연 할 수 있는지, 어떤 난관이 기다리는지 함께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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