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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생기부 검찰 유출" 주장…檢 "물타기 의도" 반발

중앙일보 2019.09.05 11:30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잇따라 검찰 때리기에 나서자 5일 일선 검사들은 "정권 차원의 외압"이라며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여권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생활기록부를 검찰이 유출했다고 지목하자 나온 반응이다. 조 후보자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은 생기부 유출 의혹과 관련, 여권의 "물타기 전략"이라며 반발했다.
 

여권 "심각한 범죄…검찰이 유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서대문우체국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서대문우체국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 후보자 주변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검찰에 대해 "검찰은 오직 진실로 말해야 한다"며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 행위라고 공격하는 민주당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앞서 민주당은 조 후보자 딸의 고교 시절 생활기록부를 검찰이 유출했다고 지목했다. 4일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있는 조국 후보자 자녀의 개인정보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에 의해 공개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차관 답변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의 자료를 열람한 사람, 확인한 사람은 2건이다. 하나는 조 후보자 딸 본인이고 또 하나는 검찰"이라며 "상식적으로 봤을 때 조 후보자 본인이 언론에 주지 않는 한 이건 검찰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주 의원은 국회에서 조 후보자 딸의 고교 시절 영어성적을 공개했다. 주 의원은 "먼저 청문회를 했던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역시 자녀들의 생활기록부를 전부 제출했다"며 "자녀 생활기록부는 인사청문회 전 후보자들이 통상 제출하는 자료"라고 반박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3일 국회에 나와 생기부 유출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딸이) 경찰에 고소했다고 하지만 검찰에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조 후보자 딸이 양산경찰서에 생기부 유출 경위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낸 것과 관련해 "개략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한 상태다.
  

검찰 반발…"물타기 의도로 보여"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논란이 증폭되자 조 후보자 관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검찰과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생기부를 발급한 곳은 2곳뿐이라지만, 열람은 더 많은 사람에게 권한이 있다"며 "생기부 유출 경위를 검찰로 지목하는 것은 국민 눈에 현재 진행 중인 조 후보자 관련 사건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권의 검찰에 대한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후보자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 직후 나온 보도들과 관련해 지난달 28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당시에도 "중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반발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검찰에 대한 근거 없는 여당의 잇따른 공세는 정권 차원의 공개적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부장검사는 "여당이 '검찰 적폐' 프레임을 짜 조국 후보자 관련 수사를 뒤흔들려는 목적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의 검찰에 대한 잇단 공세에 대해 법조계에선 여권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개혁 vs 반개혁'의 구도로 짜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여권이 조 후보자를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운 상황"이라며 "이번 수사를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반발'로 규정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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