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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주도 성장 약효 떨어져도…정부는 재정중독

중앙일보 2019.09.05 00:07 종합 10면 지면보기
정부가 성장률 2%대 중반 수성이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 브리핑에서 “성장 경로 상·하방 리스크가 확대돼, 7월 정부의 수정 전망치 2.4~2.5%보다 (성장률이) 낮게 나올 것 같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결국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도 내리막을 탄 경기 흐름을 되돌려 세우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 513조5000억원 규모 역대급 ‘초슈퍼예산’을 편성하며 또다시 ‘재정 살포’를 예고했다. ‘재정중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예산 1조 쓸때 GDP 증가효과 급감
정부 “올 성장목표 2.4% 녹록잖아”
홍남기 “1.6조 투입해 내수 뒷받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14개 기금의 운용계획을 변경해 1조6000억원 규모 자금으로 투자·내수를 뒷받침하겠다”며 “내년 예정된 1조원 규모 공공기관 투자도 앞당겨 연내 총 55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풀 수 있는 나랏돈은 최대한 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나랏돈을 풀었을 때 돌아오는 효과는 계속해서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6년 발간한 재정지출이 1조원 증가할 때 그해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2014년 8000억원에서 2017년 5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취업자 수도 2014년에는 1만2700명이 늘지만, 2017년에는 83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정지출 효과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무역의존도가 낮았던 과거에는 나랏돈을 풀면 그 돈이 국내 내수시장 안에서 돌았지만, 개방도가 높아진 최근에는 해외에서 상품·서비스를 사들이는 데도 나랏돈이 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풀기 위한 나랏돈이 늘어날수록 걷어야 하는 세금도 늘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세법 개정에 따른 세수 증대 효과를 계산하면 정부 출범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누적법으로 계산한 2014~2016년 세수 효과는 12조3000억원에서 2017~2019년 24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세목별로 경기 부양 효과(감세 효과)는 법인세가 가장 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7년 말 세금을 1조원 감세했을 때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한 결과 법인세 2213억원, 소득세 2152억원, 소비세 198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산업계는 현 정부 들어 높인 법인세 최고세율(22%→25%)을 낮춰야 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70조9000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약 20% 급증했다”며 “경쟁국과 다르게 국내 법인세율은 높아져 기업 투자 여력이 줄었기 때문에 이를 완화해야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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