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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고갈 '헛다리' 정부 예상보다 3년 빠르다

중앙일보 2019.09.04 20:34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중앙포토]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중앙포토]

697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이 이대로 두면 2054년 소진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예상한 기금 소진 시점보다 3년 앞당겨진 결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분석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조정에 따른 추가재정소요 추계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말한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는 올해 소득대체율이 44.5%에서 매년 0.5%포인트 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2028년 40%가 되도록 설계돼있다. 보험료율은 21년째 9%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가 현행대로 유지되면 기금 적립금은 앞으로 35년 뒤인 2054년 완전히 소진돼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제4차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금 소진 시점을 2057년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3년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추계 결과가 달라진건 인구, 거시경제추이, 기금운용수익률 전망 등 변수가 최신 데이터로 바뀌어서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발표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최근 경제 변화를 반영해 자체 전망한 값을 적용해 추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재정재계산 때는 2019~2060년 기금운용 평균 수익률을 4.6%로 가정했지만,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의 과거 실적을 반영해 이를 더 3.7%로 낮춰 잡았다.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13%로 올리면 기금소진시점은 2066년으로 미뤄지고, 보험료율이 16%가 되면 2073년까지 미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재정재계산 이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지난달 30일 10개월간의 논의 끝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서다. 경사노위 개혁안은 총 세가지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고 보험료를 10년간 단계적으로 12%로 인상하는 안이 다수안이다. 현행 유지안(소득대체율 40%-보험료 9%)과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10%’은 소수안이다.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에 따른 기금 적립금 소진 시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에 따른 기금 적립금 소진 시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경사노위 다수안대로 개혁하면 재정 안정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적어도 2063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을 2031년이 아닌 올해 당장 13%까지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대체율은 45%로 올리고 보험료율을 9%로 두면 기금은 2052년 소진된다. 현행 유지 때보다 2년 앞당겨 지는 것이다. 보험료율을 13%로 4%포인트 올리면 기금 소진 시점은 2063년으로 미뤄지고, 보험료율을 16%로 인상하면 2072년까지 소진 시점이 미뤄질 전망이다.  
 
김승희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정부 예상보다 더 빠르고 급격하게 다가오고 있지만 연금 개혁 시기는 계속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정부가 경사노위에 미룬데 이어, 경사노위가 단일안을 만드는데 실패하면서 개혁이 더 늦어졌다”며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안기지 않는, 지속 가능한 연금 제도를 위해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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