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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 표본 깨져 포르말린 1L 유출···안동 중학교 61명 병원행

중앙일보 2019.09.04 17:05
4일 오전 경북 안동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유독물인 포르말린 1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가 난 후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4일 오전 경북 안동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유독물인 포르말린 1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가 난 후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4일 오전 10시 50분쯤 경북 안동시 송현동 경안중학교 2층 과학실. 3교시가 시작될 무렵 과학 수업을 듣기 위해 3학년 학생 23명이 과학실을 찾았다. 이때 한 학생이 공을 가지고 놀다 실수로 유리 찬장으로 보냈다. 공은 찬장의 유리문을 깬 뒤 안에 있던 생물 보관 유리 용기 1개를 깼다. 안에는 붕어 표본이 담겨 있었다. 유리 용기가 깨지면서 안에 담겨 있던 유독물인 포르말린 1L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 안동의 한 중학교서 4일 오전 포르말린 유출
수업 직전 학생이 공을 차서 생물 표본 유리병 깨
학생 59명·교사 2명, 목 따가움·메스꺼움 등 호소

과학실에 있던 학생과 교사들은 급히 대피했다. 과학실 옆에 있던 양쪽 두 개 반의 학생들도 밖으로 나왔다. 포르말린 액체를 직접 접촉한 학생은 없었다. 하지만 포르말린 액체가 쏟아지고 공기 중에 성분이 퍼지면서 사고 직후 이를 접한 교사 2명과 학생 59명이 눈과 코, 목이 따갑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을 호소했다. 
 
사고 후인 오전 11시 4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동소방서는 과학실에 있던 23명을 비롯한 학생 59명을 안동병원·성소병원·안동의료원 등으로 이송했다. 교사 2명은 자력으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았다. 현재는 모두 퇴원한 상태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고농도로 물에 녹인 수용액이다. 독성을 지녔으며 무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 이를 맡으면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유해화학물질이다. 생물표본 보존제 등 방부제로 주로 사용한다. 이날 경안중학교 과학실 찬장에는 붕어 등 생물표본을 보관한 유리 용기가 20개 있었고, 이 중 1개만 깨졌다.  
 
이날 사고 후 병원에 가지 않은 학생들은 강당에서 대기하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귀가했다. 경안중 권모(15) 군은 "목이 좀 따가워서 병원에 다녀 왔다"며 "약 처방은 받지 않았다.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방송으로 강당에 가라고 해서 놀랐다"며 "친구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안중 관계자는 "유리 찬장은 원래 잠겨져 있어 함부로 건들 수 없게 돼 있는데 공으로 쳐서 깨진 것 같다"며 "현재 큰 이상이 있는 학생들은 없고 증상을 호소한 학생 모두 귀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안동·예천 소방서와 119특수구조단 등 차량 16대와 소방대원 47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흡착포로 포르말린을 수거하고 밀봉했다. 안동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소방 출동 직후 포르말린 측정치는 과학실 내부가 1.2ppm이었다. 허용 기준은 0.3ppm이다. 
 
이후 포르말린을 치운 뒤인 오후 1시쯤 포르말린 측정치는 과학실 안 0.6ppm, 밖 0.5ppm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추가로 몇 번 더 측정한 뒤 안전한 수준의 포르말린 수치가 나오면 다음 날 학생들을 등교시킬 방침이다. 
 
4일 오전 11시 48분께 경북 안동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유독물인 포르말린 2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난 후 학생들이 대피하는 모습. [사진 경북소방본부]

4일 오전 11시 48분께 경북 안동 한 중학교 과학실에서 유독물인 포르말린 2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난 후 학생들이 대피하는 모습. [사진 경북소방본부]

학교에서 포르말린 유출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경북 예천에서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 27분쯤 한 고등학교 과학실에서 교사 2명이 교육청에 반납하기 위해 오징어 표본이 든 병을 수거하다 바닥에 떨어뜨려 포르말린 5L가 새 나왔다. 사고 당시 학생들은 주변에 없었고, 교사들만 구토와 어지럼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간단한 진료를 받고 귀가했다.
 
지난 7월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에서도 포르말린 300㎖가 누출돼 학생·교사·교직원 1200여 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안동=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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