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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3년만에 첫 '위축 국면'…고용·소비도 '빨간불'

중앙일보 2019.09.04 16:20
지난 2년간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2년간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10년간 나 홀로 순항하던 미국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하던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건재하다며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기업 일자리와 부유층 소비가 줄어드는 등 곳곳에서 경기 침체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PMI 49.1 기록…35개월만에 50선 하회
美 10년물 국채 금리 2016년 이후 최저
17~8일 FOMC 금리 인하 가능성 커져
제조업 일자리와 부유층 소비도 줄어

공급관리협회(ISM)는 3일(현지시각)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1을 기록,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50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으로, 50보다 낮으면 위축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PMI를 끌어내렸다.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인 43.3으로 떨어졌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미국의 8월 제조업 PMI도 50.3으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티머시 피오어 ISM 제조업 경기 설문조사 대표는 “35개월간 이어지던 제조업 PMI 확장 국면이 끝났다”며 “기업 심리가 눈에 띌 정도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ISM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기업은 “아직 사업은 탄탄하지만, 내심 무역 전쟁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미 제조업 둔화세는 이미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광업·제조업 활동 흐름을 보여주는 미 산업생산지수(INDPRO)는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집계하는 INDPRO 지수는 지난 1년 동안 3.9에서 0.5로 떨어졌고, 7월에는 수축 국면을 뜻하는 기준선 0을 밑돌며 마이너스(-) 0.5를 기록했다.  
 
금융 시장은 이미 제조업 지표 발표에 흔들리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0.7~1.1% 하락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4290%로 떨어지며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제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1%밖에 안 되지만, PMI 하락은 대표적인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뿐 아니라 미 고용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최신호(8월 31일 자)에서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한다고 해도 대략 500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미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직 수천 개를 없앤 데 이어 지난달 철강업체 US스틸은 미시간주 공장에서 200명을 일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업계도 마찬가지다. 주택 용품 판매업체 로우스와 유전 개발업체 핼리버튼도 수천개의 일자리를 없앤다고 밝혔다.  
 
미국 부유층은 소비를 줄이고 있다. CNBC는 지난달 28일 “미국 고급 부동산 시장이 6개 분기 연속 판매가 감소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예술품 경매업체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0%, 22% 감소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상위 10%가 미국 소비의 50% 정도를 차지한다”며 “이들이 소비를 더 줄이면 경제 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관세를 무기 삼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2020년까지 미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하는 등 미국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구당 평균 실질소득은 0.4%(580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5일 발표될 미국 8월 비농업 부문 고용과 실업률 지표마저 부진할 경우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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