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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카이캐슬’ 대학은 피해자라더니…“VIP 지원자 따로 관리”

중앙일보 2019.09.04 13:39
서던캘리포니아대학(SUC). [AP=연합뉴스]

서던캘리포니아대학(SUC). [AP=연합뉴스]

올 초 미국 사회를 들끓게 한 '명문대 입시 비리' 사건에 대학 관계자들도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예인과 기업인 등 부유충 학부모가 자녀를 체육특기생으로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입시 스캔들은 '미국판 스카이캐슬'로도 알려졌다. 
 
지난 3월 미 검찰은 대학들은 조직적으로 범행에 개입한 정황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연루된 대학들은 조지타운, 스탠퍼드, 웨이크 포리스트, UCLA,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예일, 텍사스 등 7곳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캔들에 연루된 학부모 두 명의 변호인은 보스턴 연방법원에 USC 내부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제출했다. 이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대학은 입시 비리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부유층의 기부금을 기대하고 입학 결정을 내린 주체”라고 주장했다. “(의뢰인인) 학부모들은 기부를 중시하는 USC의 입시 관행에 맞춰 일반적인 수준의 기부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메일에 첨부된 자료에는 USC 직원들이 ‘특별 관심 지원자’를 따로 분류해둔 파일이 포함됐다. 대학 측은 이 파일에서 학교 직원, 이사, 기부자, 기타 VIP 등과의 관계에 따라 지원자를 색깔별로 분류했다. 가족의 과거 기부 내역과 향후 기부 예상치 등도 기재됐다.
 
이 가운데 한 VIP 학생 이름으로 된 파일에는 ‘이미 200만 달러 기부’, ‘100만 달러 기부 약정’, ‘헤리티지홀에 2만5000달러 기부한 적 있음’ 등이 적혀 있었다. 다른 학생의 파일에는 ‘아버지가 외과의사’라고 표기돼있기도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입학처 등에서 ‘입학 자격이 미심쩍다’는 평가를 받은 지원자에 대해서도 “가족 연줄과 경제적 배경이 학업 성적을 극복할 만큼 뛰어나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판 '김주영 선생님' 캘리포니아의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싱어(왼쪽)과 JTBC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입시컨설트 김주영 역. [AP=연합뉴스]

미국판 '김주영 선생님' 캘리포니아의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싱어(왼쪽)과 JTBC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입시컨설트 김주영 역. [AP=연합뉴스]

학교 측이 이번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58)와 관계를 맺은 정황도 발견됐다. 싱어가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USC 총장과 모 인사의 만남을 주선한 정황이다. 이 인사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부유한 학부모라는 대학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다만 이번 스캔들로 기소된 명단에는 없다고 한다.
 
이 같은 증거는 대학들이 피해자라고 간주했던 검찰 측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다. 
 
앞서 보스턴 연방검찰은 최근 8년간 학부모들이 싱어에게 거액을 주고 대리 시험을 치르거나 대학 운동부 코치를 매수해 자녀를 운동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사실을 적발했다. 싱어는 가짜 자선단체를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았고, 이렇게 오간 뒷돈의 규모는 무려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최소 13명이 체포됐다. 이들에겐 최대 징역 20년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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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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