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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대리’ 이번엔 얼마나 생산직 전환할까

중앙일보 2019.09.04 11:45
현대자동차가 7년 만에 고졸 출신 사무직원의 생산직 전환 신청을 받는다. 화이트칼라 직원이 블루칼라로 옷을 갈아입을 기회를 주는 셈이다. 일한 만큼 수당을 받고, 정년보장도 되는 생산직으로 가는 인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승진도 안 되고 대졸에게 차별받을 바에는 공장으로 가자'는 것이다.
 

2000년 전 입사한 고졸 사원
올해 생산직 전환 신청받아
7년 전엔 170명이 현장으로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구 사무직군 직원의 생산직 전환 기회를 1회 부여하기로 하고 연내 신청을 받기로 했다. 
 
구 사무직군이란 2000년 6월 전에 입사한 고졸 사원이다. 현재는 700명가량이 현대차 본사와 울산공장 등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0년 이전에는 대졸 사원과 고졸 사원을 구분해서 운영하다가 2000년 6월부터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반직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구 사무직’ 직원은 직급 승진이 대리까지 밖에 안됐다. 근속 기간은 20년이 넘었고 50대였지만 ‘만년 대리’로 여겨졌다. 대졸 사원과 함께 일하면서도 이들이 과장 이상으로 승진할 때까지 지켜봐야만 했던 셈이다.
 
현대차 울산1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현대차 울산1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구 사무직군 직원이 생산직 전환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우선 임금이 꼽힌다. 생산직으로 가게 되면 기본급은 물론 수당도 늘어나기 때문에 임금이 늘어나게 된다. 잔업을 한 만큼 수당이 나오게 돼서다. 
 
또 만 60세까지 정년보장도 된다. 고용안정도 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사무직군에서의 차별적 대우도 생산직 전환을 고려하는 원인이 됐다. 구 사무직군은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 생산직 전환을 이번 임단협에 넣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50대가 대부분인 구 사무직 직원이 손에 익지 않은 일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남은 구 사무직 직원 가운데 여성의 경우, 생산직 전환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직 이전 신청을 예전에도 받았는데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며 “갑자기 생산 라인으로 간다는 결정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당시 구 사무직군 직원 1500명 가운데 170명이 생산직 전환을 신청했다. 비율로는 13%다. 업계는 현재 700명의 구 사무직군 가운데 10% 정도인 70여명 수준에서 생산직 전환을 신청한 것으로 예상한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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