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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전설도 100채→2채…고수들은 집 다 팔았다

중앙일보 2019.09.04 05:32 경제 3면 지면보기
지난달 22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40대 A씨는 4년 전 전국 아파트 약 100채에 ‘갭투자’를 한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갭투자란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이가 작을 때 전세를 끼고 소액으로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A씨의 아파트 100채가량 중 한 곳은 실투자금이 500만원에 그쳤다.
 

회사원서 자산가로 변신 A씨
집값 고점 찍었다는 판단
투자 ‘고수’들 차익실현 분위기
서울도 조정장 진입 경고음 확산

신혼 시절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집에서 살던 A씨는 갭투자로 단번에 자산가 반열에 올라섰다. 그의 투자 성공담을 담은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던 A씨가 최근까지 아파트를 거의 다 정리했다. 그는 3일 중앙일보에 “수도권에 몇 채(2~5채로 추정)만 남겨 놓고 나머지는 수년에 걸쳐 다 팔았다”고 말했다. “달이 차면 기울기 마련"이라면서다. 
 
A씨는 아파트에서 빼낸 돈으로 대전에 3층짜리 빌딩을 지었고 현재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에 세를 주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주택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주변의 20채 이상 갭투자자 등 투자 고수 대부분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알짜배기 몇 채씩만 남기고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이미 빠져나간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든 ‘중수’들이 차익 실현을 하려고 했다가 높아진 거래세 부담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에서는 비관론을 펼치는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이트하우스(구독자 9만7000명가량)’와 ‘쇼킹부동산(구독자 22만명가량)’은 연일 ‘속지 마라! 집값 반드시 떨어진다’ 식의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폭락론자’ 선대인경제연구소장도 지난 5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다시 경고음을 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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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뉴스1]

시장에선 “늦어도 내년 본격적인 조정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비관론이 퍼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거시경제 지표가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집값이 지나치게 급등해 경기 변동 사이클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주축이다.
 
하지만 서울 등 인기 지역에선 집값 전망을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집을 처분하는 선수 중엔 집값 전망과 무관하게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높아진 보유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월간 변동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월간 변동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 등은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에 집중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게 주요 이유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로 공급이 줄어 신축 주택의 집값이 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이 풀리고 정부 예산이 급증하는 등 유동성이 확대되는 점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최근 서울의 일부 인기 단지는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84.97㎡의 매매 시세(KB시세)는 지난해 10월 26억원에서 올해 6월 25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26억7500만원까지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아직은 충분한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채 호가 위주의 상승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비관론과 낙관론,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주택 시장에서 수요자의 판단이 쉽지 않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명한 건 집값은 거시경제 흐름을 따라간다는 점”이라며 “시야를 부동산 시장에 국한하지 말고 경제 전반으로 넓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동백 한양대 융합산업대학원 부동산전공 교수는 “경기 변동성이 큰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보다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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