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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45년전 학력 무효로 만든 민주당·교육부

중앙일보 2019.09.04 05:0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 비리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전시의회 여성의원인 김인식(63·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학력 취소 사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교육부가 곧바로 확인 절차에 나섬에 따라 학력이 무효가 됐기 때문이다.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가운데)이 대전시의회에서 동료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원(가운데)이 대전시의회에서 동료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지난 7월 대학 입학과 졸업(주성대)이 취소됐다. 김 의원의 최종 학력은 중졸이 됐다. 

김인식 대전시의원, 지난 7월 학위 취소 결정
그가 다닌 광명실업전수학교, 고교 학력 불인정
김 의원, "민주당과 정부가 신상털기식 조사"
교육부 등은 조국 후보 딸 입시의혹엔 말없어

   
김 의원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대전에 있던 광명실업전수학교(85년 폐교)에 다녔다. 이어 2005년 충북에 있는 주성대(현 충북보건과학대) 청소년문화복지과에 입학, 2007년 졸업했다. 2009년에는 충남대 행정대학원에 입학해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김 의원은 “당시 집이 가난해 웅변 특기 장학생으로 광명실업전수학교에 입학했다”며 “이 학교가 고교 학력을 인정받는 교육과정인 것으로 수십년간 믿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등 자료를 발급받아 당시 주성대에 정상적으로 입학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은 지난해 10월 19일 교육부를 통해 주성대측에 “김 의원의 합격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주성대측은 “입학과정에 불법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 4월 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은 광명실업전수학교 등 전국 12개 직업학교 등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고교학력을 인정받아 대학에 입학한 졸업생 명단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도 박용진 의원실 등의 요청에 따라 검토 끝에 광명실업전수학교는 정규 고교 과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충북보건과학대는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김인식 의원의 입학과 학사 학위를 취소했다. 결국 김 의원은 주성대와 한밭대, 충남대 경영대학원 졸업이 모두 무효가 됐다.
이에 대해 김인식 의원은 “광역의원 한 명의 45년 전 학력을 검증하는 데 국회의원 2명과 교육부가 총출동한 느낌”이라며 “보이지 않는 세력의 힘이 작동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의원 측은 “당시 '학력 미인정 학교 졸업자 가운데 대학에 입학한 경우가 있다'”는 제보에 따라 전국 직업학교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잘못된 교육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영 의원 측도 “제보에 따라 (김인식 의원 관련) 자료요구를 한 것 같은데 오래된 일이라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이를 놓고 지역에서는 집권당과 정부가 적용하는 도덕적 잣대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의 대학·대학원 입시 관련 다양한 의혹과 관련해서다. 
 
대전시의회 김소연(바른 미래당) 의원은 "조국 후보자처럼 권력에 가까운 인물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힘없는 지방의원은 먼지떨이 식으로 조사해 학위를 취소하도록 만들었다"며 "교육부와 민주당은 조국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저녁 식사이후 속개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저녁 식사 이후 자리가 빈 자리가 많아진 '김 빠진 기자 간담회'가 됐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저녁 식사이후 속개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저녁 식사 이후 자리가 빈 자리가 많아진 '김 빠진 기자 간담회'가 됐다. 오종택 기자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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