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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노인을 위한 나라

중앙일보 2019.09.04 00:15 종합 31면 지면보기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최근 SNS에서 ‘온라인 탑골공원’이 뜨고 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전파를 탔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실시간 스트리밍해주는 한 유튜브 채널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번에 10만여명이 시청할 만큼 화제가 됐다.  
 
20년 전 인기가요를 추억하며 이 채널에 모인 이들 대부분은 당시 10~20대를 보낸 3040세대다. 이들은 스스로 “늙었다”고 자조한다. 오죽하면 자신들이 보는 채널을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구의 탑골공원에 빗대 별명을 붙였다.
 
온라인 탑골공원 대열에 서서 즐겁게 과거를 추억하다 문득 이 세대가 진짜 노인이 되는 머지않은 미래가 떠올라 웃음기가 가셨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노인 인구는 1900만명이다.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를 넘어서 세계에서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거라고 한다.
 
이 세대는 자녀가 1명인 사람이 대세다.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했어도 자녀가 없는 이들도 흔하다. 그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가족 간 부양을, 이 세대는 자식 세대에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노후에 기댈 곳은 평생 모은 자산, 공적연금, 사회보장제도 정도일 테다. 3040세대는 현재 노인 세대보다 자산이 적다. 현재 한국 노인 빈곤율이 47%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라고 하지만 3040세대가 노인이 되면 더 큰 일이다.
 
4년 뒤면 부채 비율이 133%가 되는 건강보험, 2057년이면 기금이 고갈되고 보험료율은 26%로 뛰어오르는 국민연금…. 사회보장제도의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먼 미래의 일이라 팔짱만 끼고 있기에는, 청년 1명이 노인 1명을 짊어져야 하는 노인을 위한 나라가 너무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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