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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삐걱대는데…이용호·왕이 “같은 배 탔다” 밀착 과시

중앙일보 2019.09.04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을 방문한 중국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합의 이행을 위해 북한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삐걱대는 사이 북·중은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일(10월 1일)에 맞춰 김 위원장이 ‘9월 말 10월 초’ 중국을 답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진핑·김정은 합의 사항 이행”
대북 쌀·관광지원 본격화 가능성
중국 건국 70년 기념일에 맞춰
김정은 ‘9말10초’ 방중 관측

3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이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양국 정상 간 중요한 합의를 이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70년간 중·조 쌍방은 국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시종 비바람을 맞으며 같은 배를 탔다”며 “외교 관계 수립 70주년을 기념해 교류·협력을 촉진하고,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부장이 언급한 ‘중요한 합의’는 지난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 때 한 비공개 합의로 관측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대북 곡물 지원·관광 교류 등이 있을 수 있고, 군사합의 등 체제 안전보장 관련 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6일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베이징에서 먀오화(苗華) 중국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과 회담했다.
 
이날 제11차 중국 적십자회 총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이날 제11차 중국 적십자회 총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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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무상은 대화 교착 상태인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피하면서 왕 부장을 만났다. 이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을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비난했다. 9월 중순 유엔총회에도 불참하는 분위기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기대가 사라지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는 압박, 중국과는 밀월을 강조하며, 북·미 협상이 결렬됐을 때 ‘구원 투수’ 중국이 있음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려는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외무상은 중국의 ‘민감 사항’인 홍콩 사태도 거론했다. 이 외무상은 “‘하나의 중국’을 지키는 중국 당과 정부를 단호히 지지하며, 홍콩에 대해 외부 세력이 방해하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놓고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일제히 “실망”이라며 한·미 관계의 균열을 노출했지만, 북·중은 홍콩 시위를 놓고서도 ‘같은 배’ 임을 강조한 셈이다.
 
이번 왕 부장 방북은 김 위원장의 방중 준비 차원이란 말도 나온다. 다음달 1일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있고, 6일은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이 말한 ‘새로운 길’의 시한이 3개월 남은 상황에서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 메시지”라며 “중국 건국 기념식에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면, 이는 한·미·일을 향한 동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 자문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관계를 다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곧 나선다는 의미도 된다”고 말했다.
 
북·중 밀착으로 대북 제재의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5월까지 북한에 정제유 5730t 을 제공했다고 신고했다. 1월엔 478t, 5월엔 1536t이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1만 9200t 을 수출했다. 대북제재 2397호는 북한이 수입하는 정제유를 연간 50만 배럴(약 6만t)로 제한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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