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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괴물 신인’ 카일러 머리 100주년 NFL 뒤흔든다

중앙일보 2019.09.0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MLB와 NFL에서 최초로 1라운드에 동시 지명된 애리조나 쿼터백 카일러 머리. [AP=연합뉴스]

MLB와 NFL에서 최초로 1라운드에 동시 지명된 애리조나 쿼터백 카일러 머리. [AP=연합뉴스]

올해 100번째 시즌을 맞는 미국 프로풋볼(NFL·6일 개막). 그 역사적인 시즌을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선수가 있다.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괴물 신인’ 카일러 머리(22·미국)다.
 

MLB·NFL 첫 1라운드 동시 지명
프리시즌 맹활약, 신인왕 1순위
외할머니 한국인, 프로필엔 한글

NFL은 2일(한국시각) 홈페이지에 올린 ‘올 시즌 반드시 지켜봐야 할 순간’이라는 기획에서 “애리조나의 공격과 머리의 조합이 선보일 경기력이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머리의 도전이 큰 관심을 끄는 건 그가 NFL과 미국 프로야구(MLB) 모두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초의 선수라서다.
 
머리는 고교 시절부터 야구와 풋볼을 겸업했다. 키 1m78㎝, 체중 94㎏의 머리는 정상급 풋볼·야구 선수들보다 체구가 작다. 하지만 민첩성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열세를 극복했다. 머리의 아버지 케빈은 텍사스 A&M대 시절 쿼터백으로 이름을 날렸다. 삼촌 캘빈은 1999년부터 6시즌 동안 MLB 무대에서 야수로 활약했다.
 
머리가 먼저 두각을 보인 종목은 야구였다. 머리는 오클라호마대 4학년이던 지난해 중견수로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6, 10홈런(47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찌감치 MLB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그는 지난해 6월 1라운드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만 466만 달러(약 56억원).
 
MLB와 NFL에서 최초로 1라운드에 동시 지명된 애리조나 쿼터백 카일러 머리. [AP=연합뉴스]

MLB와 NFL에서 최초로 1라운드에 동시 지명된 애리조나 쿼터백 카일러 머리. [AP=연합뉴스]

MLB행 직후 상황이 달라졌다. 머리가 쿼터백을 맡아 이끈 오클라호마대 풋볼팀이 지난해 12월 대학 풋볼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는 정규 시즌 동안 70.6%의 패스 성공률과 3674야드 전진 패스, 37차례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어깨가 강한데다 발까지 빠르다. ‘전천후 쿼터백’으로 불린 머리는 대학 풋볼 최고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MVP)’까지 수상했다. 결국 머리는 2월 애슬레틱스 스프링캠프 참가를 포기하고 NF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머리는 애리조나와 4년 계약을 맺으며 계약금 2359만 달러(약 285억원) 등 3516만 달러(약 425억원)를 보장받았다.
 
머리는 애리조나 입단 직후 “키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제러드 고프(LA램스·이상 1m93㎝) 등 명 쿼터백은 1m90㎝대다. 머리는 프리시즌 단 한 경기 만에 우려를 잠재웠다. USA투데이는 “로켓 같은 팔과 동물적 본능을 가졌다”고 평했다. 머리는 NFL 전문가가 뽑은 공격 부문 신인왕 후보 1순위에도 선정됐다. NFL 전문가 디엔젤로 홀은 “머리는 동료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플레이메이커”라고 평가했다. 머리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실력을 저평가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이다. 한국인과 흑인의 혼혈인 머리의 어머니 미시(45)는 결혼 전 이름이 ‘미선’이었다. 미시는 통신사 버라이즌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머리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 뒤 “언젠가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NFL 데뷔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머리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영문 ‘그린라이트(Green light)’와 한글 ‘초록불’이 나란히 적혀 있다. 선수 인생에 청신호를 켜겠다는 뜻. 한국계로서의 자긍심도 함께 담았다. 머리는 “지금은 단 한 가지,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만 생각한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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