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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머리커튼'이 불렀다…美처럼 피의자 '머그샷' 검토

중앙일보 2019.09.03 17:05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에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에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경찰청이 고유정 등 신상공개 대상 피의자들이 재판 출석 시 얼굴 꽁꽁 감춰 신상공개제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자 '머그샷(mugshot)' 제도를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3일 경찰청은 미국처럼 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얼굴사진을 촬영해 공개하는 '폴리스 포토그래프(police photograph)', 일명 머그샷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경찰은 강력범죄 예방과 알 권리 보장이라는 취지로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해 왔다. 
 
그러나 '경찰 수사공보규칙'에 따라 신상공개 대상 피의자가 고개를 푹 숙이거나 머리로 얼굴을 가릴 경우 강제로 공개할 근거가 없어 마땅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신상공개 대상의 얼굴을 공개할 때에는 얼굴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아닌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범죄자의 인권보호가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신상공개의 실효성에 대해 강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경찰은 머그샷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
 
현재 경찰은 법무부에 특정강력범죄법상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피의자 얼굴을 사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지, 머그샷 제도 도입이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머그샷'에 대한 찬반 논란은 벌써부터 뜨겁다. 공익을 내세우며 피의자 얼굴 사진 공개를 공개를 지지하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론 명예훼손이나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피의자의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결과적으로 무죄 판결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미성년자 얼굴도 공개

 
범죄자나 용의자의 얼굴·신상 공개가 매우 까다로운 한국과 달리 미국과 영국 등은 용의자의 사진 공개에 너그럽다. 미국은 '머그샷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고, 영국은 미성년자여도 잔혹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얼굴을 공개한다.
 
10대 커플 살인자 루카스 마그햄과 킴 에드워드의 머그샷. [사진=영국 경찰]

10대 커플 살인자 루카스 마그햄과 킴 에드워드의 머그샷. [사진=영국 경찰]

2017년 영국에서는 14살 동갑내기 커플이 살인을 저질러 사진과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킴 에드워드는 엄마가 여동생을 편애한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인 루카스 마컴과 함께 엄마와 동생을 살해했다. 범행 직후 이들은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영화를 보고, 성관계를 하며 36시간을 보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로 정해놓은 영국은 이들에게 성인 범죄자와 같은 조치를 취했고, 결국 이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머그샷으로 '인생역전'한 사례도

제레미 믹스 머그샷. [페이스북 캡처]

제레미 믹스 머그샷. [페이스북 캡처]

머그샷 공개가 잦은 미국에선 머그샷으로 인한 인생역전한 사례가 발생할 정도다. 
 
2014년 불법 총기소지 혐의로 체포된 제레미 믹스(35)는 공개된 머그샷이 인기를 끌면서, '섹시한 범죄자'로 불렸다. 심지어 감옥에서 모델 에이전시와의 계약이 체결돼 2016년 출소 후 모델로 활동하는 등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중국에서도 머그샷으로 한때 온라인을 달군 여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칭첸징징이라는 여성은 사기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술집과 찻집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막대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공개 수배령이 내려졌다.
 
칭첸징징 머그샷. [사진 SCMP 캡처]

칭첸징징 머그샷. [사진 SCMP 캡처]

 
당시 그의 머그샷은 중국 온라인에 급속도로 확산해 '예쁜 범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칭첸에 대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큰 관심을 보임에 따라 그의 사진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결국 칭첸은 자수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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