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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인턴십, 고교서 설계"…당시 코디 "내가 했다고?"

중앙일보 2019.09.03 11:56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부터 3일 오전까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부터 3일 오전까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자녀의 인턴 ‘품앗이’ 의혹에 대해서 학교로 책임을 돌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28)의 한영외고 재학 당시 코디네이터가 인턴십 프로그램을 설계해 운영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다.

 

입시 코디 "조 후보자가 정말 그렇게 말했냐"

3일 중앙일보와 처음 만난 한영외고 유학반 전 입시 코디네이터 A씨는 조 후보자 딸이 했다는 ‘학부형 참여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10년이 더 지난 일이라 조 후보자의 딸이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학부형 참여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오히려 “조 후보자가 정말로 당시 한영외고에서 그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느냐”고 여러 번 되물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를 다니던 당시 유학반 입시 업무를 담당했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홈페이지. [한영외고 홈페이지 캡처]

한영외국어고등학교 홈페이지. [한영외고 홈페이지 캡처]

조국 "학교 선생님이 만든 것" 반복 해명 

조 후보자의 딸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8년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턴 활동을 하면서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교수는 조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동기 학부형이다. 조 후보자는 2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0시간 넘게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학부형 참여 인턴십은 나나 내 배우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담당 선생님이 만들고 그 프로그램에 아이가 참여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 모임에서 장 교수 부부와 만났을 수는 있다. 그러나 논문 제1저자와 관련해서 그 교수에게 우리 가족 누구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교 선생님이 만들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딸이 혜택을 입었을 수는 있지만 합법적이고 정당한 인턴십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교사들 "A씨가 스펙 관리 담당"

그러나 한영외고 유학반에서 입시 관련 계획을 짜고 컨설팅을 총괄한 A씨뿐 아니라 복수의 한영외고 관계자들 역시 조 후보자 딸이 했다는 인턴십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는 반응이다. 조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재학 당시 교사는 “유학반 학생들에 대한 입시 지도와 스펙 관리 등은 모두 A씨의 몫이었다”며 “나도 풀타임 교사였지만 수업을 가르칠 뿐 스펙 관리 등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학부형 참여 인턴십에 대한 A씨의 반응이 의미 있는 이유다.

 
조 후보자 딸과 함께 한영외고를 다닌 한 졸업생은 “학교에서 학부형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방학 기간에 운영하긴 했다”며 “그러나 인턴십 같은 개념은 아니고 관심 있는 직종에 근무하는 학부형의 회사에 단체로 직업체험을 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학교에서 운영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정상적으로 참여한 게 맞다”며 “당시 입시 디렉터가 담당했다”고 말했다.

 

검찰, 단국대 장영표 교수 소환조사

지난달 27일 오전 검찰이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위치한 장영표 교수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전 검찰이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위치한 장영표 교수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3일 오전 조 후보자 딸을 의학논문 제1저자로 올린 장 교수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장 교수에게 조 후보자 딸을 저자로 등재한 경위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등을 물을 전망이다. 앞서 한영외고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검찰은 A씨 역시 참고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가능성이 크다.

 
정진호·윤상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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