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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 용광로 가동 중단 안 한다…브리더 개방 조건부 허용

중앙일보 2019.09.03 10:53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대기오염 물질 불법 배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제철소 용광로의 브리더 밸브 개방에 대해 환경부가 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일시 개방을 허용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제철소 용광로의 조업 중단 가능성을 계기로 논란이 된 용광로 브리더 밸브 개방 문제를 놓고 정부·업계·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한 협의체에서 여섯 차례 논의한 끝에 해결 방안에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는 브리더 밸브에서 배출되는 주요 오염물질인 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기 보수 작업 절차와 공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대신 환경부는 브리더 밸브 개방 때 불투명도를 측정하고, 배출되는 먼지의 양을 사업장의 연간 먼지 배출 총량에 포함해 관리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업계가 자체 개선계획서 등을 포함해 변경 신고를 지자체에 신청, 변경신고 절차를 거치면 법에 따라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위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작업절차 개선해 먼지 배출 최소화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한 근로자가 뜨거운 쇳물 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한 근로자가 뜨거운 쇳물 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리더 밸브는 용광로 상부에 설치된 안전밸브로서 용광로 내부 압력이 일정값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열린다.
업체에서는 주기적으로 정비를 위해 열풍(고온 고압의 바람)의 공급을 멈추는데, 이때 외부 공기가 들어와 남은 가스와 반응할 경우 폭발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상부에 있는 브리더 밸브를 열어 왔다.
이를 두고 해당 지자체는 오염 물질 배출을 이유로 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민관협의체가 지난 6월 구성됐고, 브리더 밸브 개방 시 오염물질의 종류와 수준, 외국의 운영사례 및 저감방안 등을 조사한 뒤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다.
 
민간협의체에서 확정한 저감 방안에 따라 먼저, 업계는 브리더 밸브 개방 일자와 개방 시간, 조치 사항 등을 인허가 기관인 지자체와 유역·지방환경청에 보고해야 한다.
또,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가루(미분탄) 투입을 조기에 중단하고, 용광로 내 풍압을 낮게 조정하는 등 작업 절차 개선을 통해 먼지 배출도 최소화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드론을 통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브리더 밸브 상공의 오염도를 시범 측정한 결과, 석탄가루 투입을 조기에 중단하고 세미 브리더 밸브를 활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먼지가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4개의 브리더 밸브 중 방지시설과 연결된 세미 브리더 밸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년까지 마련한 뒤 현장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는 공정개선을 통한 오염물질 배출 저감 이외에도 용광로 이외의 다른 배출원에 대한 환경시설 개선 투자도 확대한다.

 

먼지 불투명도 측정해 관리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쇳물을 뽑아내는 작업(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쇳물을 뽑아내는 작업(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환경부는 브리더 밸브 개방을 허용하는 대신 개방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 불투명도 기준을 설정해서 관리할 예정이다.

 
제철소 용광로에 대한 불투명도를 측정해 적정한 규제 수준을 마련하고, 날림 배출시설 관리 기준에 반영하기로 했다.
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불투명도는 높아지는데,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20%의 불투명도 기준으로 브리더 개방을 규제하고 있다.

 
또, 내년 4월 3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과 사업장 총량제 확대와 연계해 브리더 밸브 개방 시 오염물질 배출량을 업체에서 배출하는 연간 오염물질 총량에 포함해 관리한다.
 
금한승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브리더 밸브 문제는 그간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으나, 앞으로 적정관리를 통해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업계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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