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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장학금 반납 안 돼" 재단 "그런 규정 없다"

중앙일보 2019.09.03 01:30 종합 3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밤 저녁식사 이후 오후 7시 다시 속개된 국회 기자간담회 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기자간담회 장소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밤 저녁식사 이후 오후 7시 다시 속개된 국회 기자간담회 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기자간담회 장소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딸(28)이 서울대 총동창회로부터 받은 장학금에 대해 “반납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어 두 번째 장학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장학회를 운영하는 송강재단 관계자는 “장학금을 반납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딸 장학금·논문 의혹
조국 “단국대 인턴 고교 선생이 설계
딸 1저자 당시 기준엔 문제 없어”
의학회장 “논평할 가치도 없는 말”

조국 “단국대 교수에 연락 안했다”
해당교수 “조국 부인, 아내에 얘기”

조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1년 동안 3학점만 듣고도 두 학기 연속으로 서울대 총동창회인 관악회에서 지급하는 장학금 802만원을 받은 데 대해 해명했다. 그는 “딸에게 휴학하면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장학회에 연락했더니) 반납이 안 된다고 해서 두 번째 장학금도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학회를 운영하는 송강재단 측 해명은 달랐다. 송강재단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휴학이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장학금 반납을 요청하면 받았다가 그 학생이 복학하면 다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서울대 관악회 측에 장학금을 돌려받지 않는 규정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악회 관계자는 “2014년 당시 규정은 확인이 안된다”며 “다만 실무적으론 장학금 받은 학생이 해당 학기를 등록하지 않으면 그 돈을 반납 받고, 학기를 등록한 뒤에 휴학을 하게 되면 반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은 고(故) 구평회 LG 창업고문(전 E1 명예회장)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특지장학금이다. 관악회는 학교에 5000만원 이상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딴 특지장학금 제도를 두고 있다. 이 장학금을 받기 위해선 희망자 본인이 신청하고 지도교수, 학과장, 학·원장의 결재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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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조 후보자의 해명에 의학계도 들끓고 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단국대 의학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의혹에 대해 “당시 기준으론 문제없었다”고 해명하자 장성구 대한의학회장은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형래 의학회 홍보이사는 지난달 이와 관련, “해당 논문은 의학회 산하 학회에 출판윤리 가이드라인(1판)이 2006년 뿌려진 이후 나온 만큼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과연 조 후보자 딸이 제1 저자로서 그만한 책임과 의무를 졌는지, 정당하게 제1 저자가 됐느냐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대한의학회 산하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과 ICMJE(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의 저자 자격 기준에는 ‘논문 작성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 저자가 된다’고 규정돼 있다.
 
조 후보자는 당시 논문의 책임저자였던 단국대 장영표 교수의 언론 인터뷰를 근거로 영어를 잘하는 딸이 논문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터뷰를 보니 저희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다”며 “아이가 영어를 조금 잘하는 편이다. 실험 참석 뒤에 연구원들이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교수는 앞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학용어도 모르는 학생이 논문을 어떻게 쓰겠느냐”며 “초고는 내가 쓰고, (후보자 딸은) 표현 등을 검수해 논문을 매끄럽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논문 기여도에 대해선 “(후보자 딸이) 굉장히 열심히 했다”면서도 “단순작업이었다”고 말했다. ‘호의로 제1 저자로 올려준 것 아니냐’는 질문엔 “부인할 수 없다”며 “(해외) 대학을 가려고 왔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인턴 품앗이’ 의혹도 쟁점이 됐다. 조 후보자는 딸이 단국대 의대에서 2주간의 인턴십 뒤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장 교수에게 가족 누구도 연락드린 바가 없다”며 “해당 인턴십은 제 가족이 아닌 아이가 다닌 고등학교 선생님이 설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 교수가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부인이 아내한테 이야기한 것 같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김기정·황수연·이태윤·김정연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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