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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 몰랐다, 불법은 없다" 조국 셀프변론 11시간

중앙일보 2019.09.03 00:05 종합 1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사실상 무산된 인사청문회를 대신해 열린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간담회에 앞서 ’오늘 불가피하게 언론이 묻고 제가 답하는 것을 통해 국민께 판단을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사실상 무산된 인사청문회를 대신해 열린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간담회에 앞서 ’오늘 불가피하게 언론이 묻고 제가 답하는 것을 통해 국민께 판단을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3시30분 전국에 생중계된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카메라 앞에 섰다. 당초 2, 3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열기로 했던 인사청문회가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되자 후보자가 “청문회가 무산됐다”며 초유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기변론’에 나선 것이다. 증인도, 검증 자료도 없이 기자들을 상대로 무제한 본인 해명만 하는 자리였다. 오후 3시30분 시작된 기자간담회는 자정을 넘겨 오전 2시15분까지 진행됐다. 10시간45분이었고 네 차례 휴지기를 감안하면 8시간 25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정확히 100번째 질문이 있었다"고 간담회 사회를 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초유의 장관 후보 기자간담회
증인·자료 없이 무제한 해명만
딸·펀드·웅동학원 의혹 부인
야당 “3권분립 무색 사기쇼
문 대통령 포함 권한남용 고발”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국회 본청 246호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송구스럽다”며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고교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십 이후 의학논문 제1 저자로 오른 데 대해 “저도 지금 보면 고등학생이 제1 저자로 돼 있는 것이 의아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당시 시점에선 제1, 2저자 판단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교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언론 보도를 보면 제 아이가 실험 결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판단으로 그렇게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먹튀 논란’에 대해선 “딸이 2학기 휴학을 한 뒤에야 장학금 수령을 알았고, 서울대 총동창회에 물어보니 반납이 어렵다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만일 제 딸의 장학금 신청서가 나온다면 제 거짓말이 드러날 것이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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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두 차례 유급을 했는데도 6학기 연속으로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사실과 관련해선 “낙제해서 학교를 그만두려 했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줬다는 게 그분(노환중 교수) 말씀”이라고 전했다.
 
이어 “상황이 마무리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다 돌릴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허물도 책임도 저의 것이지만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 달라”고 했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선 “저는 물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운용 등 과정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관여한 바 없다”며 “돌이켜보면 이 펀드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저로선 뼈아픈 실수”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해서도 “코링크라는 이름 자체를 이제 알게 됐다”며 “집안에서 5촌 조카가 투자 전문가고 그쪽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서 (민정수석이 된 뒤 주식을 처분해 생긴) 자산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5촌 조카가 친한 지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수사 받는 법무장관이 개혁?” 묻자…“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5촌 조카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저희는 정보가 부족하고 무지한 투자자라는 것밖에 없다. 지금 해외에 있다는데, 하루 빨리 들어와 진실을 밝혀주길 강력히 바란다”고 했다.
 
이어 “장관 임명이 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가족 관련 일체의 수사에 대해 보고를 금지할 것을 지시할 것”이라며 “제가 의도적으로 거짓말했다면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가정에 기초한 질문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는 게 옳지 않다”고 답했다. 장관직을 맡게 되면 “이 자리 이외의 어떤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일방적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강행한 것은 3권분립을 무색하게 한 초법적 발상이고 대국민 사기 쇼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대응 차원에서 3일 오후 2시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딸 학사비리 의혹,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및 부동산 의혹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며, 반론권 확보 차원에서 각 방송사에 생중계를 요청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일방적으로 국회 청문회는 무산됐다고 선언해 버리고 기습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관 임명을 받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괴한 절차를 창출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구·하준호·성지원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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