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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대생들 "모른다하면 끝…이젠 檢 조국 수사에 기대"

중앙일보 2019.09.03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꼬리물기 질문을 못하는데 어떻게 의혹을 해소하나?”
 

서울대·고대생들 간담회 반응
“증인 하나 없이 의혹 해소되겠나”
“자신들이 정의롭다면 그만인가”
“학교 아닌 광화문서 촛불 들어야”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휴식 시간이 시작된 오후 6시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선 이 제목의 글이 ‘베스트 게시물’로 뽑혔다.
 
오종택 기자.

오종택 기자.

이 글을 올린 익명의 이용자 A씨는 “질문에 맥이 없다. 한 질문에 대답 하나씩 나오고선 추가 질문도 못 해보고 있다”며 “이런 식이니 유도질문도 불가능하고 (조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그냥 난 모른다’ 하고 편하게 넘기고 다음 질문을 받으면 저절로 앞 질문의 의혹은 억지로 마무리된다”고 지적했다. 이 글에 대해 다른 서울대 학생·동문들은 “검찰 수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증인 하나 못 부르는데 의혹 해소될 리가 없죠” 등의 댓글을 달았다.
 
서울대는 지난달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두 차례 열린 곳이다. 조 후보자는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분이고, 그의 딸은 2014년 이 학교 환경대학원 재학 때 장학금을 부당하게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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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차 촛불집회(지난달 28일)를 주최했던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3일 오후 임시운영위원회를 열어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이 계획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결정 이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의 ‘HOT게시물’ 목록엔 “진짜 어이가 없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 2학년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이 내용을 2010학년도 고려대 수시입학 지원 때 자기소개서에 쓴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이 글을 쓴 B씨는 조 후보자가 이날 간담회에서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의혹에 대해 “합법적이지만 흙수저 청년들에겐 해당 기회가 없다”고 말한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말을 하면서도 장관을 하겠다는 거 보면 진짜 어이가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 “멘트 진짜 황당하네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돼요” 등의 반응은 ‘베스트 댓글’로 선정됐다.
 
다른 HOT게시물 중엔 ‘집회합시다~ ’라는 글도 있었다. 고파스 이용자 C씨는 “이게 국민우롱쇼지 해명기자회견입니까. 자신들이 정의롭다고 판단하면 그 어느 것도 덮고 가나요”라고 적었다. C씨는 “학교에서 말고 광화문이나 청와대 앞에서 (3차 촛불집회를) 해야 할 듯합니다”라며 “다들 참가해서 국민의 답변을 들려줍시다”고 적었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커뮤니티 여론이 전체 학생·동문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고려대 총학생회는 조 후보자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진상규명 촉구한다” “진영논리 배격한다” 등의 구호를 택해 논란을 나서서 축소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촛불집회 관련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오해”라며 “추가 집회 개최 여부나 날짜는 추가 회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촛불집회에서 의견을 전달했던 학생들은 “논란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개인적인 입장을 언급하기 꺼려진다”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걱정하는 내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등 말을 아꼈다.
 
이태윤·권유진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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