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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한국당 "국회 능멸한 조국, 기자간담회서 사퇴하라"

중앙일보 2019.09.02 19:28
2일 국회에서 기습적으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자유한국당은 속수무책이었다.
 

한국당 '법대로! 조국 청문회 실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법대로! 조국(법무부 장관 후보자)청문회 실시' 가 적힌 종이를 자리에 붙인 채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법대로! 조국 청문회 실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법대로! 조국(법무부 장관 후보자)청문회 실시' 가 적힌 종이를 자리에 붙인 채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에 “오후에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이날 오전 10시쯤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국당이 조 후보자의 가족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공방을 벌이고 있던 와중이었다. 한국당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자간담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당 원내지도부도 뒤늦게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법사위원장실에서 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회의를 하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20분쯤 “증인 부분에 대해 탄력적으로 협상할 생각이 있다”며 이석했고, 20분 뒤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주장해온 (조 후보자의)딸, 어머니, 아내에 대한 증인 채택을 양보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청문회는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날 낮 12시쯤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공지됐고, 조 후보자는 오후 2시 30분쯤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의총과 기자회견을 연달아 열며 “국회를 후보자 개인의 일방적 선동의 장으로 전락시킨, 법치에 대한 모독이며 국민에 대한 무시”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청문회 증인으로 가족을 절대 내어줄 수 없다고 증인 빼돌리기에 급급했다”며 “지난달 29일이 당초 합의된 9월 2, 3일 청문회를 열기 위해 증인 채택 안건,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안건, 자료제출 요구 안건을 의결할 수 있는 마지막 데드라인이었는데 민주당이 긴급안건조정위원회를 요구하면서 그걸 깼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보이콧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당은 “‘법대로 청문회’를 할 수 있는 기한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기한을 고려하면, 9월 12일까지 법에 정한 청문회를 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있다”며 “오늘이라도 빨리 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들러리 간담회를 할 게 아니라 청문회 개최 합의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뒤늦은 후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연 상황에서, 민주당이 청문회 개최에 합의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꾀에 자기가 속는다’라는 속담을 한국당이 실천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저는 일찍부터 모친·부인·딸은 인도적 차원에서 증인 신청하지 말고 그 외 증인은 민주당에서 응하라고 제안했다. 이제 와서 증인 빼준다니 이미 ‘청문회 열차’는 떠난 뒤”라며 “역시 버스 지나니 손 흔드는 한국당”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보니 한국당에서 우려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핵심증인이 없으면 자신은 모른다고 변명하고,  감성으로 국민을 호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거짓 해명,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 기자간담회장에서 사퇴를 선언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다만 조 후보자가 “내일(3일)이라도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원내지도부와 논의해보겠지만, 민주당이 받아들이겠느냐”라며 “(임명강행 시) 국정조사나 특검 등 할 수 있는 방안을 다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대한 반론 기자간담회를 열 것을 언론에 요청했다. 이날 각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방송은 정치적 이해당사자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할 때 균형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대한 반론권 차원에서 내일(3일) 오후 2시 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TF’ 기자간담회 생중계를 요청한다”고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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