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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모두 바치고 떠난 딸···父 성폭행 7년 넘게 참았다

중앙일보 2019.09.02 06:00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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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이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7년 넘게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아버지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민유숙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준강간)등으로 기소된 김모(41)씨에 대해 실형 17년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200시간의 성폭력치료교육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 있지만...신변의 위협 느껴 고소  

 
김씨는 20세에 딸을 낳은 뒤 아내와 이혼했다. 자신의 부모가 키우던 딸이 중학생이 되자 자신이 키우겠다며 집으로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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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악몽이 시작된 건 그때부터였다. 단둘이 사는 집에서 김씨는 한 달에 한두 번 지속적으로 딸의 방을 찾았다. 피해자인 딸은 두려움에 떨었다. 의지할 수 있는 조부모가 있었지만 아버지인 김씨가 “그걸 떠벌리는 순간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셋 다 그냥 말 그대로 자살을 해야 될 상황”이라며 겁을 줬다. 이성친구와 문자를 한 날에는 손이나 당구봉 등으로 맞기도 했다.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성인이 된 딸은 아버지가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모아 놓은 돈을 모두 놓고 집을 나와 독립했다. 그러나 자신을 더는 찾지 않기로 약속했던 아버지가 지인들에게 연락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형사고소를 결심했다.  
 

법원 “가족 성폭력 피해자들 양가 감정 느껴”

 
김씨는 딸이 거짓말과 과장된 진술을 하고 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딸의 일상을 기록한 일기장 어디에도 성폭행 피해 내용이나 이로 인한 심리적 변화가 적혀있지 않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성인이 된 이후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며 독립하고 싶은 마음에 허위로 고소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가족들에게서 보이는 평범한 모습을 보인 적이 때때로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이라거나 김씨의 범죄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믿고 의지할 대상인 가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이른바 양가감정(두 가지의 상호 대립되거나 상호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로 인해 고통과 혼란스러운 감정을 가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피해 진술이 사건 범행의 주요 부분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믿을 수 있다고 봤다.
 

법원 “반인륜적 범죄, 비난가능성 높아”

 
1·2심 모두 김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친아버지로서 미성년 자녀인 피해자를 안정된 가정에서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절대적인 지위를 이용했다”며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반인륜적인 범죄이며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1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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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기각됐다. 친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라 김씨의 신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해자인 딸의 신상까지 노출될 수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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