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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스타일로 무너진 한국 ‘양궁 농구’로 살아날까

중앙일보 2019.09.02 00:11 경제 7면 지면보기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자인 이정현.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자인 이정현.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세계 5위) 농구의 벽은 예상대로 높았다.
 

아르헨에 3점슛만 27점 차 뒤져
오늘밤 러시아와 월드컵 2차전

한국(32위)은 지난달 3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69-95, 26점 차로 졌다.
 
1쿼터 초반 11-9로 앞섰던 한국은, 2쿼터 이후 파쿤도 캄파소와 니콜라스 라프로비톨라에게 소나기 3점 슛을 허용했다. 39세 노장 루이스 스콜라에는 원맨 속공까지 허용했다. 한국은 4쿼터 시작 때 44-71로 크게 뒤처졌다. 그 이후 시간은 아르헨티나가 주전을 대거 뺀 ‘가비지 타임’이었다.
한국농구대표팀 김선형(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농구협회]

한국농구대표팀 김선형(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농구협회]

 
아르헨티나는 3점 슛 17개를 성공했다. 한국은 8개였다. 한국에선 귀화 선수 라건아(31점·15리바운드)와 이정현(15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팀 야투 성공률은 31.9%에 그쳤다.
 
조현일 SPOTV 해설위원은 “아르헨티나는 빠른 공격 템포로 3점 슛을 던지는 현대 농구를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공간 활용이나 연계플레이 없이, 라건아에게만 공을 연결하는 (19)90년대 농구를 했다. 선수 선발이 감독의 고유권한이지만, 슈터 전준범·임동섭·허웅이 빠진 게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다른 참가국은 최종명단을 대회가 임박해 발표했지만, 한국은 다소 이른 7월 24일 확정했다. 엔트리에 전문 슈터가 부족했다. 게다가 센터 김종규는 허리와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나이지리아와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했다. 모즈고프가 빠졌는데도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사잔 대한농구협회]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나이지리아와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했다. 모즈고프가 빠졌는데도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사잔 대한농구협회]

 
한국은 2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러시아(10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러시아는 티모페이 모즈고프(올랜도 매직) 등 주축 선수가 대거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그래도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82-77로 꺾었다. 러시아는 2m대 선수가 9명인데도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팬들은 한국이 2017년 8월17일 아시안컵 8강전(118-86승)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보여줬던 그 모습을 기대한다. 당시 한국은 3점 슛 21개를 던져 그중 16개를 성공했다. 화살이 과녁 중앙에 꽂히듯, 공이 림을 갈라 ‘양궁 농구’라는 칭찬을 받았다. 한국은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에 빗댄 ‘코든스테이트(코리아+골든스테이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러시아는 부상 선수가 대거 빠졌어도, 3점 슛도 정확하고 지역방어도 잘 쓴다”며 “한국은 고정된 슈터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던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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