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지금 우리의 ‘국익’은 든든한 한·미 동맹 재복원이다

중앙일보 2019.09.02 00:04 종합 30면 지면보기
최근 외교안보 현안과 관련해 미국과 마찰이 생길 때마다 정부는 번번이 ‘국익 때문’이란 주장를 앞세우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설명할 때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독도방어훈련이 한·일 갈등을 고조시킨다는 미국 정부의 우려에 청와대 관계자는 또 ‘국익 우선’이라고 맞대응했다. 그러나 남발되는 정부의 ‘국익’에 국민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불안한 심정이다. 듣기에 따라선 한·미 동맹이 마치 국익에 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할 지경이다.
 

청, ‘국익’ 남발하며 한·미 동맹 외면
주한미군기지 반환 지연, 미군 탓 돌려
북한 위협 속 진정한 국익 뭔지 각성해야

국익을 내세운 한·미 갈등은 지소미아 파기 문제로 불거졌다. 미 국무부 등이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실망”이라고 하자 외교부가 지난달 말 해리 해리슨 주한 미 대사를 불러 표현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곧바로 “실망”이라며 다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워낙 우리 정부의 대응이 의아스러운 만큼 시중에선 조국 사태를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나온다. 슈라이버 미 국방부 동아태차관보가 “(한국이) 국내 정치로 지소미아 파기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이유다.
 
요 며칠새엔 다소 감정적으로까지 비춰지는 대응도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26개의 주한미군기지를 조기에 반환받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기지는 2002년 한·미가 합의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54개가 반환됐고, 26개는 환경처리가 끝나는 대로 반환할 예정이었다. 사실 그동안 미군과 우리 환경부의 환경오염 처리 기준이 달라 기지 반환이 지연됐던 것이다. 주한미군이 고의로 반환하지 않은 게 아니라 환경부의 요구 수준에 맞추다 보니 늦춰진 셈이다. 일부 기지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국방부가 옮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기지 반환 지연이 주한미군 탓인 것처럼 발표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더구나 한·미가 서로 잘 알고 있는 주한미군기지 반환 문제를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 역시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의 발표에 대해 주한미군은 “최대한 협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씁쓸해 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전시작전통제권의 2022년 전환에 대비해 서울에 있는 한미연합사를 2021년까지 평택 미군기지로 조기 이전키로 했다. 하지만 한국군의 전작권 수행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과연 우리의 국익은 무엇인가. 국익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요소인 국민·국토와 관련된 중요 사안의 이익이다. 이를 보호 및 보전하는 것은 안보전략이며, 그 핵심은 한·미 동맹이다. 한·미 동맹은 현재로선 우리의 국익을 보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북한 핵·미사일이 우리를 위협하고, 중국이 한반도에 위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드는 안보 여건에선 한·미 동맹이 바로 국익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것이다. 그런데도 ‘국익’을 내세워 한·미 동맹을 어긋나게 하는 대응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을 뿐이다. 든든한 한·미 동맹의 재복원만이 우리의 국익임을 정부가 지금이라도 각성하길 바란다.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