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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탄탄한 협진, 다양한 임상연구…암 환자에게 희망 불어넣다

중앙일보 2019.09.02 00:02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병원 탐방 개원 1주년 성빈센트병원 암병원


다학제 진료 시스템 정착
내원 암 환자 수 24% 증가
임상시험 46건 진행 중

성빈센트병원 암병원 폐센터의 종양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이 폐암 재발이 의심되는 박모씨의 영상 촬영 결과를 보며 치료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성빈센트병원 암병원 폐센터의 종양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이 폐암 재발이 의심되는 박모씨의 영상 촬영 결과를 보며 치료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4시, 경기 남부지역 최초의 암병원인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암병원 10층 회의실에 호흡기내과·방사선종양학과·흉부외과 등 폐암센터 의료진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폐암 재발이 의심되는 70대 환자 박모씨의 치료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올해 1월까지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6주에 걸쳐 받았다. 최근 추적 관찰에서 폐에 7㎜가량의 또 다른 결절이 발견됐다.
 
 “크기가 커지는 형태로 봐서는 종양으로 의심되네요.” “다른 데로는 퍼지지 않았네요.” “방사선을 다시 집중적으로 쪼여서 치료할 수 있나요?” “이전에 받은 방사선량이 있어서 폐가 견디기에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의료진은 논의 끝에 박씨에게 수술을 진행한 뒤 항암 치료를 하기로 했다. 다학제 진료에 참석한 심병용 종양내과센터장은 “초기 암이나 전이가 많이 진행한 암의 경우 표준치료법이 정해져 있지만 폐암 3기 같은 중간 단계의 암은 수술·항암·방사선 치료에 접근하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다”며 “환자의 폐 기능이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생존율을 높이는 최적의 치료법을 이 같은 다학제 진료에서 도출한다”고 말했다.
 
 
수술 건수 1년 새 30% 이상 늘어
 
박씨의 치료법을 논의하려 모인 이 회의는 성빈센트병원 암병원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성빈센트병원은 지난해 11개 전문 암센터와 암 환자 전용 병동 100병상을 갖춘 독립적인 건물인 암병원을 개원했다. 문을 연 지 이달에 만 1년이 됐다. 개원 1년 만에 월평균 외래 암 환자 수는 24% 증가했다. 암 수술 건수는 지난해 9월보다 31% 증가했다. 경기 남부 지역 최초 암병원으로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동춘 부인종양센터장은 “암 환자를 중심으로 한 치료 환경 변화가 환자 수 증가의 원동력”이라며 “암병원이 새로 건립돼 암 환자 수용 능력이 향상되고 최첨단 장비가 들어온 것만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성빈센트 암병원에는 폐암 3기 환자인 박모씨의 사례처럼 수준 높은 다학제 진료가 자리 잡았다. 3~4기 암 환자나 중증·희귀난치성 암 환자에게는 다각적인 환자 분석과 치료 방향 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박 센터장은 “다학제는 표준치료가 적용되는 암 환자에게는 치료 방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개념이고, 희귀암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방법을 도출하는 논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암병원은 설계 당시 공간을 배치하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협진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폐·부인종양·대장암 등 암 종별에 따른 센터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김치홍 폐센터장은 “암 관련 의료진이 한곳에 있으니 동선이 짧아져 자주 모일 수 있고 각종 회의 시설이 완비돼 정기 협진뿐 아니라 수시 협진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암 환자 입장에서도 관련 과가 한곳에 있어 이동·진료가 편리하다”고 말했다. 합병증 위험이 높은 중증 암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관련 과에서 논의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도움이 된다. 또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임상연구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심병용 센터장은 “이미 표준치료를 다 써서 더는 쓸 약이 없는 암 환자에게 임상시험은 희망”이라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커 쓰기가 힘든 신약 등에 관한 여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병동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
 
일례로 성빈센트 암병원에서 진행하는 임상 주제 중 하나는 폐암 4기 환자에게 항암제·면역치료제·표적치료제를 동시 투여하는 시험이다. 기존에 수술이 힘든 암 환자에게 항암제와 면역치료제 등을 병용 투여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면서 치료 효과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서 굴지의 암병원 4곳이 참여하고 있을 만큼 주목할 만한 임상시험이다. 이는 성빈센트 암병원의 치료 수준이 난도 높은 임상을 진행할 만큼 신뢰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병원에서는 46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심 센터장은 “암병원을 개원한 이후 더 많은 임상시험을 수주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에게 기존보다 효과가 좋은 최신 치료법을 부담 없이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성빈센트 암병원은 보호자가 없어도 숙련된 의료진이 상주하며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암 환자의 보호자는 사회생활을 하거나 고령이어서 환자를 돌보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보호자 없는 병동이 도움이 많이 된다”며 “가톨릭 이념을 기반으로 암 환자의 심리적 압박감을 이해하고 환자와 교감을 바탕으로 치료하는 문화도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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