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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촛불 시위 이해 안 간다"던 청년, 민주당 대변인 됐다

중앙일보 2019.09.01 18:54
“저는 조국 후보자를 지지해왔던 청년으로서 촛불시위까지 하는, 저의 동년배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1일 더불어민주당 비상근 청년대변인으로 발탁된 주홍비(사단법인 ‘날아’ 운영위원)씨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청년대변인 공개 면접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은 이날 주씨 외에 박성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 장종화 전 김영호 의원실 비서관(이상 상근), 김민재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비상근)을 당 청년대변인으로 최종 선발했다. 민주당은 2일 이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개최한 당 청년대변인 공개 면접 현장. 민주당은 이날 공개 면접을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생중계 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개최한 당 청년대변인 공개 면접 현장. 민주당은 이날 공개 면접을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생중계 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달 27일 오후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을 통해 생중계된 공개 면접은 지원자가 자기소개와 준비한 논평을 각각 1분 이내로 발표하고, 면접관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형식이었다. 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과 이재정·이해식 대변인, 이경·조승현 부대변인,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 등이 면접관으로 나섰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내용은 지원자의 논평과 자유 문답 시간에 자연스레 나왔다. 지난달 23일 이후 서울대·고려대 등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학생 촛불 집회가 열렸고, 추가 집회까지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일 오전에는 검찰이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기관을 전격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오후에는 인사청문회 일정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였다.

 
▶이재정 대변인=“지금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년의 이야기가 신문지상을 달구고 있다. 대학 일각에서 촛불시위도 있다고 하는데, 이 문제를 바라보는 청년의 시선을 듣고 싶다.”

▶주홍비 지원자=“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조국 후보자를 지지해 왔던 청년으로서 갑자기 이렇게나 예민하게 대학에서 촛불시위까지 하는 저의 동년배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면도 솔직히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삶의 생존에서 싸워오고 있는 저의 친구들은 이렇게까지 온 사태에 대한 시스템과 사회 제도에 책임을 꼭 물어달라는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 진상 규명 촉구를 위한 2차 촛불집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전민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 진상 규명 촉구를 위한 2차 촛불집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전민규 기자

공개 면접을 통해 상근 청년대변인으로 뽑힌 장종화씨는 조 후보자 논란을 논평 주제로 잡았다. 그가 작성한 논평을 요약하면 이렇다.

 
“일방적인 의혹 제기를 넘어 진실을 마주할 때가 됐다. 우리 청년들은 그동안 조국 후보자를 열렬히 지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의 일방적이고 무분별한 비판으로 청년들은 상처받았다. 다 읽지도 못할 언론 보도로 이제 더 이상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게 됐다. 그러나 후보자의 입은 아직 단 한 번도 말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고배를 마셨지만, 지원자 중에서는 조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은 필요한 진실 규명에는 소홀하고 논점을 흐리면서 청년들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했다”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지금의 촛불집회는 (2016년 촛불집회와) 결이 다르다”는 견해를 밝힌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들이 촛불을 밝힌 이유에 공감한다거나, 조 후보자의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과 다른 행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지원자는 없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 광장에서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 광장에서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청년대변인도 경쟁하는 현실 답답”=민주당이 청년대변인을 뽑으면서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공개 면접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홍 수석대변인은 질문 도중 “20대에게 너무 치열한 경쟁을 강요해 청년의 삶이 더 힘들다고 하는데, 오늘 청년대변인(선발)도 너무 경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중계 중에도 몇몇 시청자는 “청년대변인 자리도 이렇게 경쟁해야 하는 게 답답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청년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대변해 줄 인물을 찾는다면서 주요 당직자들 앞에서 경쟁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거 지나친 경쟁이 부작용으로 귀결된 사례도 있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 후보자가 당직자에게 자기소개서·의정활동계획서 등을 첨삭 받는 등 부당한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17대 국회의원 시절 비서로 근무했던 후보자가 자격을 박탈당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통합진보당에선 김재연 전 의원이 청년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하는 과정에서 부정 경선 의혹이 제기됐다.
 
◇“아이 키우면서 할 수 있겠어요?”=이번 민주당 청년대변인 공개 면접 과정에서도 논란은 있었다. 두 아이를 둔 한 여성 지원자에게 이해식 대변인이 “아이를 키우면서 청년대변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것을 두고서다. “학교도 다니고 있다. 믿고 맡겨달라”는 지원자의 답변 이후, 이재정 대변인이 “아이를 키우면서 국회의원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 급히 수습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한 민주당 당원은 “걱정스런 마음에서 나온 질문으로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젊은 세대에게 출산과 육아를 독려하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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