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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컬링 선수 "한국 딸기 맛있어요" 말했다가…

중앙일보 2019.08.31 15:00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52)

일부 농산물은 과잉생산됐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식량 자급률을 걱정한다. [사진 pixabay]

일부 농산물은 과잉생산됐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식량 자급률을 걱정한다. [사진 pixabay]

 
일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농촌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마늘과 양파가 대표적이다. 예상보다 작황이 좋아져서 과잉생산이 되는 바람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산지에서 작물을 갈아엎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데도 한편에서는 식량 자급률을 걱정한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식량자급률은 한 나라의 식량 소비량 중 국내에서 어느 정도 생산·조달하는가를 보여주는 비율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양곡 수급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식량자급률은 46.7%를 기록했다. 2017년의 48.9%와 비교하면 2.2%포인트 떨어졌다. 또 곡물자급률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료용을 포함한 것으로 2018년 21.7%를 기록했다. 굉장히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 21%

또 하나 칼로리 자급률을 소개해 보겠다. 칼로리 자급률은 곡물·육류·채소·과일 등 우리 국민의 음식물 섭취량을 칼로리로 환산했을 때 국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우리나라 칼로리 자급률은 2017년 기준 38%에 불과했다. 영양분을 해외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우리 농산물 중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품목이 있다. 인삼은 한국산이 최고다. 딸기는 동남아에서 인기가 좋다. 파프리카의 경우 99%가 일본으로 수출이 된다. 파프리카는 국내 수요보다 일본 수출이 월등하게 많다. 맛이 좋아 일본에서 찾는다기보다 아마 처음부터 일본 수요에 맞춘  계약 재배에 맞춘 결과로 추측된다. 맞춤형으로 재배하다 보니 만일 11월 출하 때 일본이 수입을 금지하거나 물량을 조절하면 타격을 입게 된다. 일본으로는 참치, 굴, 파프리카, 토마토 등이 많이 수출된다.
 
농산물도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나라별로 주고받는다. 우리가 해외로 진출해 그 나라의 농업 진흥을 돕는 활동도 한다. 주로 코이카가 주도해 나가고 있다. 해외 농업 협력은 원조의 개념보다는 상호 협력의 의미가 더 크다. 우리나라는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로 농업 기술과 마을의 소득 증대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우리나라 칼로리 자급률은 2017년 기준 38%로, 영양분을 대부분 해외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우리나라 칼로리 자급률은 2017년 기준 38%로, 영양분을 대부분 해외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 pixabay]

 
농산물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마찰을 빚으면서 자국산 대두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콩을 못 먹는 중국도 난리이고 콩을 못 파는 미국 농민도 난리다. 세계 대두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산 대두는 중국이 상당량을 소비하고 있는데 무역 전쟁에 동원된 것이다. 판매처가 없어진 미국의 콩 생산 농가는 피해 규모가 너무 커 트럼프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농산물은 정권을 흔들 정도로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먹을 게 있어야 연구도 하고 발전도 하는 법이다. 농업이란 최후까지 인간에게 필요한 부분이니 농업을 키우는 것이 미래를 키우는 것이 아닐까. 국가 간 상호 교류에서 농업은 기본 산업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우리는 척박한 농토와 심한 기후 변화 속에서 상당히 농업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해외로 나가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옛날 필리핀이 사정이 좋을 때 우리가 사정사정해 통일벼라는 벼 종자를 들여왔는데, 지금은 오히려 필리핀에 도움을 주고 있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개발도상국 농업 지원 프로젝트가 코이카와 농림부, 지자체에 의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업 부문에서는 종자 재배기술, 수자원 활용 등에서 지원과 자문이 이뤄지고 있다. 아예 한 마을을 맡아 소득을 올려주는 프로젝트도 있다.
 
농업의 해외 진출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과거 남미에 농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어느 대기업이 값싸게 농산물을 들여오겠다고 해놓고 지원금만 빼먹은 채 그냥 놀린 사례가 있었다. 해외에 가 농지를 사들이고 농산물을 싸게 들여온다는 것은 그 나라 입장에선 자원을 착취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투자 대상국의 농민들과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해결해 줘야지 우리가 필요한 것만 하려는 건 문제가 있다.
 
농업 분야에서 국제 교류가 중요하다고 해도 역시 내부적으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종자도 독립해야 한다. 많은 농산물의 종자가 수입되고 있다. 일본 종자가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는데 점차 우리 고유 종자로 대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컬링 선수들이 즐긴 국산 딸기

종자 국산화는 경제적 효과도 있지만 자존심과도 관련이 있다. [중앙포토]

종자 국산화는 경제적 효과도 있지만 자존심과도 관련이 있다. [중앙포토]

 
지난 평창 올림픽 때 여자 컬링의 인기가 대단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준결승전에서 붙었다. 당시 하프 타임 때 일본 선수들이 딸기를 먹었다. 일본은 우리에게 지고 동메달을 땄다. 한 선수가 동메달 시상식 인터뷰 중 “한국 딸기가 참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그걸 본 일본농수산성 장관이 그거 일본 딸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일본 선수가 먹은 것은 우리가 이미 종자 국산화에 성공한 딸기였던 것이다. 종자 국산화는 국부 유출 방지라는 경제적 효과도 있지만 자존심과도 관련이 있다. 농산물은 나라와 나라를 이어주기도 하지만 나라 간의 갈등도 일으키고, 또한 자존심을 걸고 지켜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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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필진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귀농·귀촌을 지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원래 농촌 체질인가 봐”라며 땅 사고 집도 지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귀농·귀촌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다. 필자는 현역 때 출장 간 시골 마을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워 귀농·귀촌을 결심한 농촌관광 컨설턴트다. 그러나 준비만 12년째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준비한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정착한다고 했다. 귀농·귀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정착 요령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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