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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종이박스 폐지···소비자 "재활용품 재사용도 문제?"

중앙일보 2019.08.31 13:35
추석 연휴 선물세트 과대포장 점검 실시 첫날인 28일 오후 서울 중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청 관계자가 과대포장이 의심되는 상품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선물세트 과대포장 점검 실시 첫날인 28일 오후 서울 중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청 관계자가 과대포장이 의심되는 상품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1월 1일부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에서 자율 포장대와 종이박스가 사라진다. 포장 테이프와 끈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이들 대형마트는 2~3개월 홍보 기간을 거쳐 자율포장대에 비치하던 종이상자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 테이프 및 끈을 없앨 방침이다. 대신 소비자가 원하면 종량제 봉투나 종이상자를 유상으로 살 수 있게 하거나 장바구니를 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환경부 방침이 현실과 괴리된 성급한 조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요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종이박스를 장바구니로 대체할 때 예상되는 환경보호 효과를 구체적으로 체감하기 어렵고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차피 재활용 처리할 종이상자를 소비자가 다시 쓰는 것이고 테이프나 끈 등은 친환경 종이소재로 대체하면 충분한데 환경부 조치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량 구매 고객들이 주로 이용했던 서비스인 만큼 다소 불편은 발생하겠지만, 환경보호 취지에 공감해 동참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여용 장바구니를 새롭게 개발하고 필요할 경우 박스를 유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제주 지역 성공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앞서 대형마트 4곳과 제주의 중형마트 6곳은 제주특별자치도와 2016년 업무협약을 맺고 종이박스 등을 모두 치웠다. 그 결과 종이상자 대신 장바구니 생활화가 자리를 잡았으며 환경오염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대형마트는 추석 명절에도 쓰레기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대포장을 지양하고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할 방침이다. 냉장식품에 종이 포장재를 도입하고 냉동식품은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 가방에 담아 폐기물 최소화에 주력한다.
 
이마트는 올해 변경된 포장규정에 맞춰 바이어에게 지침을 내리고 선물세트에 비닐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일부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대신 종이 패키지를 적용하거나, 칸막이를 제거하고 바구니 형태로 상품 패키지를 변경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축·수산물에 사용됐던 스티로폼을 재활용 가능한 재질로 변경하고, 포장 형태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환경부는 내달 11일까지 과대포장 집중 점검을 하고 포장횟수 2차 이내, 포장공간비율 25% 이하를 준수하지 않은 업체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조금만 바꾸면 불필요한 폐기물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소비자들도 환경 보전과 자원 순환 사회 구현을 위해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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