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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라이더·웹툰 작가…혁신 일자리? 노동법 사각지대?

중앙일보 2019.08.31 06:00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한국형 배달 서비스는 외국과 다르게 플랫폼이 동네배달사들과 위탁계약을 하고 이 배달사들이 라이더와 배달 알선계약을 맺는 독특한 구조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오토바이로 음식을 나르는 배달사. [뉴시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한국형 배달 서비스는 외국과 다르게 플랫폼이 동네배달사들과 위탁계약을 하고 이 배달사들이 라이더와 배달 알선계약을 맺는 독특한 구조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오토바이로 음식을 나르는 배달사. [뉴시스]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콘텐트를 창작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에는 ‘MG(미니멈 게런티) 제도’라는 최소수익 보장제가 있습니다. 보통 플랫폼과 작가의 수익 배분은 7대 3으로 하는데 수입이 들쑥날쑥한 작가들에게 월 200만원 정도의 최소수익을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을 때는 ‘MG도 못채우는 작가’라는 비난에 시달립니다. 계약에 따라서 못 채운 수익만큼 빚으로 누적되기도 합니다. (하신아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장노동자지회 부지회장)

 

한국형 배달 서비스는 해외와 다릅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배달 문화가 발전했기 때문에 요기요·배달의민족 등 플랫폼이 동네 배달사들과 위탁계약을 하고, 이 배달사들이 개인 라이더와 알선 계약을 합니다. 라이더는 개인사업자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배달사의 근로지휘 감독은 받습니다. 하지만 라이더가 근로자라고 주장했을 때 플랫폼에는 책임이 없고 동네 배달사에게만 책임이 가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맥도날드·우버이츠 라이더)

 
플랫폼 노동자란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서 고객에게 유급 노동을 제공하고 소득을 얻는 형태를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우버 운전사, 요기요 등 배달앱 배달원, 앱을 통한 가사노동 서비스제공자, 웹툰 웹소설 작가 등이 있다. [중앙포토]

플랫폼 노동자란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서 고객에게 유급 노동을 제공하고 소득을 얻는 형태를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우버 운전사, 요기요 등 배달앱 배달원, 앱을 통한 가사노동 서비스제공자, 웹툰 웹소설 작가 등이 있다. [중앙포토]

지난 27일 행정안전부가 정부서울청사 열린소통포럼공간에서 개최한 ‘플랫폼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최근 디지털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과 개선돼야 할 과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플랫폼 노동이란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고객에게 유가로 노동을 제공하고 소득을 얻는 형태를 말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난 5월 조사에 따르면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46만~53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취업자의 1.7~2% 수준이다. 대표적으로는 우버 기사, 배달 앱 라이더, 앱을 통한 가사노동 서비스 제공자, 웹툰·웹소설 작가 등이다.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1층 열린소통포럼공간에서 열린 ‘플랫폼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책은?’이라는 토론회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이 발표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1층 열린소통포럼공간에서 열린 ‘플랫폼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책은?’이라는 토론회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이 발표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새로 생긴 개념인 만큼 이들은 현행 근로자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등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배달업 등 디지털이라는 매개수단만 바뀌었는데 구조조정을 당해도 실업급여를 못 받고 연차 휴가도 없으며 산재보상도 못 받는다”며 “기술의 향유가 어느 한쪽에만 혜택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비공식 영역에서만 존재하던 업무를 노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건 플랫폼 노동의 긍정적 측면으로 평가받는다. 가사노동 같은 서비스가 그 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를 추정한 결과 46만7000~53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한국고용정보원이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를 추정한 결과 46만7000~53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거대 플랫폼 기업들로 인해 오히려 플랫폼 노동자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은 “오히려 기업이 목표로 할 수 있는 대상이 된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며 “모든 걸 기계가 대체하고 기업이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음성적으로 존재했던 것이 거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노동이 토론 테이블 위로 올라온 것이다”고 진단했다.  
 
박정훈(오른쪽)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지난7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폭염에 폭우까지.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해 헬멧을 착용한 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훈(오른쪽)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지난7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폭염에 폭우까지. 라이더가 위험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해 헬멧을 착용한 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보험설계사·골프장캐디·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확대되고 있는 것처럼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개념 규정과 처우 개선 논의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규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사무관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노동자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지만 사업자로 분류돼 그동안 법으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최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9개 직종에 산재보험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관은 “플랫폼 종사자는 아직 산업재해 보험 등에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2021년까지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해 사회보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플랫폼 노동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 볼로냐지역에서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4~5가지 사회적 협약이 함께 논의됐다. 덴마크의 한 가사서비스 제공 플랫폼 기어힐퍼는 지난해 4월 덴마크노총 소속의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임금·휴가비·연금 등을 일반 노동자와 같이 보장해주는 내용이다. 김종진 부소장은 “플랫폼 노동은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권리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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