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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조국청문회 최후통첩…한국당 '증인없는 청문회' 딜레마

중앙일보 2019.08.30 19:16
9월 2~3일 예정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증인 채택과 개최 여부를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청와대가 30일 “약속한 일정대로 청문회를 반드시 열어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야권 일각에서 청문회 순연 혹은 무산 등이 거론되자 청와대가 “일정 변경은 결코 없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靑 "약속한 일정대로 반드시 청문회 열어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회 법사위가 어제는 증인 채택 시한(29일)을 넘기고, 오늘은 무책임하게 산회했다”며 “일부 야당에서는 다시 청문회 일정을 더 늦추자는 주장까지 하고 나서는데 이런 주장을 보면 사실상 청문회를 무산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정치 공세로 낙마시키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약속한 일정대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반드시 열어 국회법을 준수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강 수석은 이어 "여당이 제안한 국민청문회 방안은 아직 유효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은 9월 2~3일 국회 청문회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청문회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당에서 입장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여부에 대해선 “청문회가 되든 안 되든, (국회가 청문 기간으로 합의한) 9월 3일을 포함해 재송부는 이뤄질 것”이라며 “(재송부 시점까지 기한이) 며칠일지는 결정된 바 없다. 그것은 3일 아침에 (대통령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통보'는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놓고 더이상 변경 논의가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또한 ‘국민청문회’까지 언급해,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변형된 청문회를 거쳐서라도 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여야는 증인 채택과 청문회 개최 등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법사위 전체회의가 소집됐지만, 부재중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연 김도읍 자유한국당 법사위 간사가 개회 1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민주당은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 직무 대행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 직무 대행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경록 기자

현재 여야가 가장 충돌하는 지점은 조 후보자의 아내와 동생, 동생 전 아내 등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느냐 여부다. 민주당은 “망신주기용 증인 채택에는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돌이켜보면 한국당은 처음부터 보이콧을 작정했다. 한국당 스스로 고발해놓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니 ‘피의자 신분이라 청문회를 할 수 없다’며 일종의 자작극을 했다”며 “가족 증인 채택은 매우 비인간적이고 패륜적이다.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는 생트집이 가족 증인에 대한 무리한 요구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의혹 규명을 위해선 가족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는 검찰의 강제수사 대상자다. 핵심 증인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국민과 헌법이 청문위원에 부여한 책무”라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만들어 증인 없는 청문회를 시도하는 이유는 ‘맹탕 청문회’를 하거나, 청문회를 아예 무산시키고 임명 강행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증인 채택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야권 일각에선 "청문회를 미룰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증인 출석요구서는 늦어도 출석요구일 5일 전에 송달돼야 한다”고 규정한 청문회법 제8조에 근거해 주말 사이에 극적으로 증인 출석을 합의한다 해도 내달 2~3일 청문회에 출석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간을 고려하면, 9월 12일까지도 얼마든지 청문회는 개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일정 고수를 못 박으면서 청문회 연기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제 공은 한국당으로 넘어갔다. 한국당의 선택지는 일단 예정대로 9월 2~3일에 ‘증인 없는 청문회’를 하느냐, 아니면 아예 청문회를 무산시키느냐로 모인다. 예정대로 청문회에 임할 경우 '청문회 보이콧'이란 비판은 피할 수 있겠지만, 핵심 증인이 빠지면서 '맹탕'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조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만 줄 수도 있다. 무산시킬 경우 “법에 보장된 청문회 자체를 걷어차 버렸다”“자신 없어서 거부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청문회에 임하되 조 후보자가 면피성 대답으로 일관할 경우 강하게 비판하는 등 변칙 운영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 후보자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선 ‘이 정도 증인은 최소한 등장해야 한다’는 내용적 논란에서 ‘청문회를 여느냐 마느냐’는 형식적 측면으로 논점이 옮겨가게 돼 고민스럽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31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강 수석의 입장 발표 뒤 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떻게든 청문회를 피해가려고 안간힘 쓰는 모습, 한심하다 못해 애처롭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용기를 기다리겠다. 주말까지도 핵심 증인 채택을 끝끝내 방해한다면, 청와대와 여당의 청문회 보이콧은 기정사실이 된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증인채택 안건조정 신청을 내는 바람에 예정돼 있던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순연이 불가피해진 것”이라며 “야당은 청문회 무산을 바라지 않는다. 반드시 조국 후보자와 그 가족들을 청문회에 세워서 국민적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성지원·이우림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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