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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가짜뉴스 규제 권한 없다"

중앙일보 2019.08.30 17:29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한 후보자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한 후보자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언론계 조국’ 논란과 가짜뉴스 대책을 둘러싼 공방에 집중됐다.
 
자유한국당은 한 후보자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맡은 점, 변호사 시절 이른바 진보 언론의 변호를 주로 맡아온 점을 들어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제기했다. 비공개 주식 거래 의혹 등 도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한 후보자는 편파성, 편향성에 있어 방통위의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을 확보할 인물이 아니다”며 “생계형 좌파 변호사로서 성공해 인생 역전을 했다. 변호사로서도 18년간 일하면서 1800건을 수임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1800건 수임은 오해가 있다”며 “법무법인이 수임한 것이 상당하고 전부 제 사건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은 “한 후보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언론계의 조국’”이라며 “과거의 한상혁이 현재의 한상혁에게 방통위원장을 맡으면 절대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조로남불’이 유행하지만 이제 ‘한로남불’이란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도 “방송통신계의 조국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위험한 발언을 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야당은 특히 한 후보자가 방송문화진흥원의 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MBC 관련 소송을 수임(2010년 4건, 2011년 3건, 2012년 1건)한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방문진 이사 시절 MBC 변론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최대한 자제를 했지만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 죄송하다”며 “대부분 1심시 진행했던 사건이 항소심, 상고심으로 넘어가면서 MBC 측이 기존 변호사들이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고 해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주요 의혹과 해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주요 의혹과 해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야당은 또 ▶한 후보자가 중앙대에 2007년~2009년까지 5학기 동안 다니면서 A 교수로부터 1200만원 장학금을 받고 석사학위를 딴 점 ▶한 후보자가 MBC 대주주이자 관리 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재직하던 시기(2009년 8월~2012년 8월)에 A 교수가 MBC 시청자위원(2009년 8월~2011년 6월)으로 참여한 점 ▶A 교수가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사인 WI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는데, WI가 당시 한국피엠지제약의 최대 주주(지분 46.5%)를 보유한 회사란 점 ▶2달 후인 지난해 8월 한 후보자가 한국피엠지제약 비상장 주식 2만주를 주당 4000원에 매입한 점 ▶주식 매입 직후인 지난해 9월부터 한국피엠지제약의 코스닥 상장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돌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아주 모든 우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며 “어떻게 문재인 정권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넝쿨째 들어오는지 참 의아하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아직까지 행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주주 간 거래행위는 자본시장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 아주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였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의 ‘가짜뉴스 척결 의지’를 두고서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한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인 12일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는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 밖에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야권에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뉴스를 가짜뉴스로 낙인찍어 입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은 “가짜뉴스 근절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오로지 정권 찬양의 목소리만 남기려고 한다는 것이 너무나 뻔하다”고 했고, 같은 당 송희경 의원은 “후보자를 비유하고 수식하는 단어가 ‘가짜뉴스 규제위원장’, ‘청와대 유튜브 탄압위원장’이다”라고 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도 “한 후보자가 발탁된 배경이 가짜뉴스 대응 차원이란 얘기가 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현행법상 방통위가 직접 콘텐트의 내용을 규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박대출·신용현 의원과 이런 문답이 오갔다.  
▶박="조국 후보자의 딸이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을 하고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는 건 가짜뉴스인가 아닌가."

▶한="내가 평가하지 못한다."

▶신="시민과 언론은 공적 인물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공인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선 안 된다. 이 말에 동의하나."

▶한="동의한다."

▶신="누가 한 얘기인지 아나."

▶한="내가 했던 얘기 같은데…."

▶신="조국 후보자가 한 말이다. 사실 (한) 후보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석사논문을 보면 '타율에 의한 규제는 자칫 규제권한을 지닌 자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을 우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변함 없느냐."

▶한="그렇다."

 
한 후보자는 “거듭 말하지만 법적으로 권한이 없다. 행정권한을 동원해서 직접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더욱 강력한 가짜뉴스 근절대책을 요구했다. 이종걸 의원은 “가짜뉴스는 없애야하는 거지 무조건 (규제) 안 한다고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광온 의원은 “2017년 2월 28일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총리는 ‘가짜뉴스의 명확한 기준과 처벌 등에 대한 법령이 조속히 전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의 내용과 국민 여론을 고려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가짜뉴스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직접 규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더라도 제도를 마련하는 데는 방통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경희·김준영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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