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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중국을 바꿨다” 소녀의 눈망울에 담긴 메시지

중앙일보 2019.08.30 00:01

"사진은 몰라도 이들의 사진은 안다"

'중국이 사랑하는 사진가 5인의 흑백사진_Black & White, CHINA' 전시회가 오는 8월 20일부터 9월 1일까지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류가헌 전시관에서 열린다. 중국 사회를 이끄는 1%부터 수십억 인민에 이르기까지 한 번 쯤은 봤다는 중국 대표 작가들의 사진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셰하이룽 解海龙|편벽한 농촌 학교 찍어 中 바꾼 작가

셰하이룽의 <학교學校>

셰하이룽의 <학교學校>

셰하이룽은 1980년대 중반, '희망공정'이란 프로젝트를 이끈 사진가다. 그는 농촌 지역에서 작업하던 중, 농촌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목격했다. 그는 단순히 기록의 의미가 아닌, 사회 발전과 여러 세대 교육사업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셰하이룽은 농촌의 가난과 해결되지 않은 사회문제를 알리는 작가로 공식적인 자격을 얻고 산간벽지의 교육 현실을 꾸준히 담았다.
2007년 9월, 쓰촨성

2007년 9월, 쓰촨성

연필을 쥐고 수업을 듣는 커다란 눈망울의 소녀는 '희망공정'의 상징으로 널리 퍼졌다. 특히 사람들에게 교육에서 소외됐던 '여자아이'들도 공부할 수 있도록 대륙 벽지 곳곳에 학교를 지어줘야 한다는 자각을 일깨웠다. 실제 이 사진이 이끌어낸 공감의 힘으로 중국 내 수 많은 학교가 건립될 수 있었고, 수 천 만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이 사진은 중국 사진사에서 중요한 사진으로 꼽힌다.
1992년 3월, 산시성

1992년 3월, 산시성

셰하이룽은 약 20년 간 농촌 어린이를 중심으로 1980년대 편벽한 농촌 초등학교의 상태를 기록해 교육을 넘어, 사회의 변화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양옌캉 杨延康|중국의 '종교' 사진작가

양옌캉은 중국의 다큐멘터리 종교 사진작가다. 종교가 꽃 피울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수 십 년동안 '종교'와 '신앙'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10년 동안 시베이 지역에서 천주교인을 촬영했고, 이후 10년 간은 시짱 지역에서 티베트불교 승려들을 촬영했다. 지금은 닝샤회족자치구에서 이슬람 신자들을 촬영 중이다. 그가 이 작업을 모두 끝내면, 그는 일생에 걸쳐 '중국의 종교, 민속사진 3부작'을 완성한 작가가 된다.
神?的人

神?的人

1957년 대약진운동 정책 아래, 중국공산당의 종교정책은 소멸정책으로 변했다. 천주교의 재산이 몰수됐고 정상적인 종교활동이 금지됐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각 지역의 홍위병들이 성당에 들어가 건물을 부수고 경전을 태우는 등, 경전 읽기와 기도, 예배 활동을 모두 금지시켰다. 중국에서 공식적인 종교활동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다. 이에 천주교는 도심보다는 농촌 지역에서 확장돼왔다. 양옌캉은 잡지사에서 근무 중 우연히 산시 지방의 천주교 마을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아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현재 중국에는 약 1200만명의 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神?的人

神?的人

특히, 양옌캉의 <심상(心象)>시리즈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사진계에서도 티베트 불교를 주제로 한 사진 중 수작으로 꼽힌다. 열악하고 험준한 생존 환경에서 신령을 경외하고 자연에 감사하며 사는 시짱 민족의 정신적 원천에 대한 탐색과 숙고가 사진 속에 잘 드러난다. 특히 '흰 비둘기를 품에 안은 여승'은 양옌캉의 사진을 세상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심상(心象)>시리즈

<심상(心象)>시리즈

왕정핑 王争平|말과 영혼이 통한 듯한 작가

말을 이렇게 깊이있게 담아낸 사진은 처음 봤다. 말을 아주 가까이에서 찍었는데 눈빛, 표정이 느껴지는 것이 놀랍다. 말과 교감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장면들이다.  
말

왕정핑의 말 사진은 대상의 정신적인 영역까지 담아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광활한 초원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쳐들고 울거나, 어둠 속에 서서 깊은 잠을 자는 말들의 모습까지 말의 몸체와 인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했다.  
인간과 말의 영적인 소통이 사진에서 드러난다.

청위양 程玉杨|쓰촨대지진으로 파괴된 불상 담아

쓰촨대지진으로 파괴된 불상

쓰촨대지진으로 파괴된 불상

청위양은 중국문화예술계 12개 분야별 최고상 중 하나인 촬영 '금장상' 수상자다. 그의 작품은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쓰촨대지진으로 파괴된 불상

쓰촨대지진으로 파괴된 불상

그의 대표 작품은 2008년 쓰촨대지진 이후 파괴된 사찰과 불상들이다. 청위양의 <신인(神人)>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재해가 남긴 상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는 이외에도 중국 마을의 골목, 후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 중국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왕타오 王涛|한 폭의 그림같은 '산수'를 포착

황산을 둘러싼 구름과 기암괴석, 그들과 어우러진 고요한 풍경. 그의 작품은 한 폭의 수묵화, 산수화 같다.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움'은 정태적으로 담겨 있지만 적막하지 않다. 그는 산을 비롯해 물과 같이 흐르는 사물로 시선을 옮겨 작업 중이다.  
왕타오의 사진
왕타오의 사진
왕타오의 사진
왕타오의 사진
왕타오의 사진
왕타오의 사진
이들 사진전에 왜 '중국이 사랑하는'이란 수식이 붙었는 지, 작품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차이나랩 임서영
 
※기사에 실린 사진은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 외의 것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입장료: 3,000원(자율)
전시기간: 2019.08.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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