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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찰, 한국당 강제수사 나서라"…'체포영장 동의'로 한국당 압박 나서

중앙일보 2019.08.29 15:58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여당의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위해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충돌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을 향해 “수사 의지를 제대로 보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동안은 출석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측만 겨냥해 비판했지만, 계속해서 한국당이 경찰 출석을 보이콧하자 이제 경찰에 강제 수사를 촉구하며 압박하는 형세다.  
 

민주당, 강제수사 촉구 발언 이어가 

2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수사기관이 더는 한국당의 수사 방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당당하게 국가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해 한국당이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대한 강제 수사를 촉구하는 발언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28일 경찰에 출석했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경찰이 (패스트트랙 충돌 수사에서) 소정의 절차와 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통상 우리 국민들, 힘없는 서민들을 범죄 혐의자로 소환 조사할 때는 검찰이든 경찰이든 내부 절차가 있는데 지금 그게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의 출석 요구를 세 차례 이상 거부했는데도 신병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28일 출석한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경찰은 미온적으로 하지 말고 강제구인을 통해서라도 법 집행을 하루빨리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체포동의안 놓고 한국당 압박하는 것"  

민주당까지도 강제수사를 압박하는 가운데 경찰이 과연 체포영장 카드를 꺼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기 중에는 국회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갖기 때문에 쉽지 않은데, 회기는 9월 정기국회까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기 중에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만 하고,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 참석과 출석의원의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숫자로만 보면 한국당을 제외한 정당들이 합심하면 가능하다. 경찰은 수차례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한국당 의원들을 출석시키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4월 30일 오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4월 30일 오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회 안팎에서는 정치적 리스크와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강제수사 카드를 언급하는 등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자 ‘현 정세에서 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 측 관계자는 “체포동의안 발부가 가능할 수도 있으니 한국당이 먼저 경찰에 출석해 철저하게 조사를 받으라는 메시지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난타를 하며 정국을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끌고 오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동의’를 시사하며 한국당을 누르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홍익표·박주민·여영국 출석 "한국당, 법 지켜라" 

2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는 박주민(왼쪽) 홍익표(가운데) 민주당 의원과 여영국(오른쪽)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2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는 박주민(왼쪽) 홍익표(가운데) 민주당 의원과 여영국(오른쪽)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한편 이날 박광온 의원뿐만 아니라 홍익표·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경찰에 출석했다.  
 
박주민 의원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부 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당당하게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했다”며 “제발 부탁이다. 한국당은 당당하게까진 필요 없더라도 법을 지키고 수사받는 모습 좀 보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도 “한국당은 다른 사람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지 말고 본인들 스스로 법을 지켜야 한다”며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 판사 출신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법을 우습게 보는지 경찰을 우습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출석을 거부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여 의원 역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라고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며 “불법과 폭력을 저지르고도 출석을 거부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하루속히 출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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