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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 고용해야”

중앙일보 2019.08.29 11:57
외주용역업체 소속이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에 직접 고용된다. 2013년 소송을 제기하고 6년 만에 승소했다.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가 외주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대법 판결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가 외주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대법 판결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노정희 대법관)는 29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8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를 통해 업무수행”

 
2008년 12월, 도로공사는 모든 영업소를 외주화했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도로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다 2013년 도로공사를 상대로 “직접 고용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도로공사와 외주용역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은 사실상 근로자파견계약이므로 2년의 파견 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를 진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톨게이트 자료사진. [뉴스1]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톨게이트 자료사진. [뉴스1]

 
반면 도로공사 측은 “외주용역업체가 독자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 역시 독자적인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으므로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1·2심 모두 요금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동부지법과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나뉘어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는 “도로공사가 직접 요금수납 노동자들에게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업무 지시를 했다”며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도로공사와 톨게이트 직원들은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였고, 도로공사는 업무 범위를 지정하는 것을 넘어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하여 직원들의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하였다”며 원심을 확정지었다.
 
이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도로공사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도로공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금수납원 “기쁘지만 고비 아직 남아 있어”

 
정미선 한국톨게이트노조 사무국장은 대법원 선고 직후 “오래 기다려온 만큼 기쁘면서도 다 같이 가기 위해서 또 하나의 고비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만 기뻐하고 내일부터라도 1500명 모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할 계획”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노조원들이 지난 7월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를 기습 점거해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노조원들이 지난 7월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를 기습 점거해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뉴스1]

 
2심 판결 직후 도로공사는 전체 요금수납원 6500여명 중 약 5000명을 자회사인 도로공사 서비스로 편입시켜 채용했다. 그러나 나머지 1500여명은 자회사 편입을 반대했다.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도로공사는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1일 이들을 전원 해고했다. 이들은 자회사 전환이 아닌 본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서울톨게이트 등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소송에 참여한 수납원들은 약 300여명이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전원이 도로공사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나는 대법원 친노동 판결 

 
2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소송도 승소로 결론이 나며 노동자의 입장에 선 대법원 판결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 21일 오후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톨게이트 해고노동자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광화문에서 출발한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집회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 21일 오후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톨게이트 해고노동자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광화문에서 출발한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집회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3명의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친노동 판결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4월에는 우체국 집배원의 일을 일부 위탁받아 수행하는 재택위탁집배원에 대해서 ‘우체국 근로자’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재택위탁 집배원은 1997년 IMF 사태 이후 생겨난 직군으로, 근무시간이나 배달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도급계약’ 형태로 기존 집배원의 업무를 대신해왔다. 우체국 측은 근로계약이 아닌 우편물 배달업무를 위한 위임계약이고 도급계약 성격을 띠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명목상 도급계약을 맺었어도 다른 근로자들과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해왔다면 근로자가 맞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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